미국 증시의 큰손들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빅테크와 중국 기업에서 가장 먼저 발을 빼고 있다. 한편 미래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는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활발히 이뤄지는 모습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2분기 지분 공시를 분석한 결과 대형 투자가들이 보유 중인 빅테크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1억 달러(약 1338억 원) 이상의 주식을 가진 기관투자가는 분기마다 지분 보유 현황을 보고서로 제출해야 한다.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6월 말 기준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지분의 70%를 매도했다. 타이거글로벌 역시 알파벳 지분을 절반으로 줄였으며 애플 지분은 전량 처분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도 가지고 있던 알파벳 지분의 15%를 팔아치웠다.
이들은 정보기술(IT) 주식을 처분한 반면 AI 및 반도체 관련주에 대해서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헤지펀드의 거물 데이비드 테퍼가 이끄는 아팔루사는 엔비디아 지분을 전 분기 대비 7배 수준으로 늘렸다. 서드포인트·소로소펀드 등도 엔비디아를 각각 새로 사들였다. 다이와증권의 가베야 히로카즈 수석글로벌전략가는 “AI 등 반도체 관련주가 장기 성장의 스토리를 그리기 쉽다”며 “(빅테크) 보유 비중을 낮추고 다음 투자 대상을 노리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같은 기간 대형 펀드들의 중국 기업에 대한 자금 유출도 두드러졌다. 사이언애셋은 중국의 2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JD닷컴의 미국 주식예탁증권(ADR)을 전량 매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브리지워터는 2분기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13곳의 지분을 매도했는데 이는 보유하던 중국 주식의 3분의 1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