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제 과거와 닮은 크리스틴, 연기하며 함께 성장했죠"

■'오페라의 유령' 주연 송은혜

팝페라 가수 출신…주연경험 전무

크리스틴 데뷔 순간에 본인 투영

기회 잡았단 생각에 진취적 연기

쉼없이 노래…'연습 벌레' 별명도




송은혜가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으로 연기하고 있다. 사진제공=클립서비스송은혜가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으로 연기하고 있다. 사진제공=클립서비스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 역을 맡은 배우 송은혜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클립서비스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 역을 맡은 배우 송은혜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클립서비스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 역을 맡은 배우 송은혜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클립서비스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 역을 맡은 배우 송은혜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클립서비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속 크리스틴은 공연 팀의 수많은 배우들 중 한 명에 불과했다. 어느날 프리마돈나의 목소리가 괴상해지면서 그 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배우가 필요해졌고, 크리스틴은 운 좋게 그 자리를 꿰차며 스타가 됐다. 하지만 운이 전부는 아니다. 크리스틴은 이미 공연의 노래를 완벽하게 알고 있었고, 이전 배우 이상으로 고음을 낼 수 있었다. 준비된 자에게 행운이 간다는 전형적인 클리셰가 크리스틴에게 통한 셈이다.



첫 주연이 크리스틴. 오페라의 유령 라인업 설명을 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조승우가 아니라 송은혜였다. 뮤지컬의 전설 ‘오페라의 유령’ 주연을 단 한 차례도 주연을 해본 적 없는 배우에게 맡기다니. 얼마나 큰 모험인가. 하지만 사실 송은혜의 이야기는 크리스틴과 똑같다. 단지 행운이 아니라 충분한 준비가 있었기에 찾아온 ‘기회’였다.

관련기사



지난 17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한 송은혜는 “성악 학부를 졸업하고 다양한 무대에 서면서 좀 더 대중과 가까운 ‘팝페라’ 장르에 매료됐다”며 성악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가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학 자퇴를 생각할 정도로 학교가 재미 없었고, 나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유튜브에서 대중적인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데뷔 이전을 설명했다. 이 모습을 본 ‘너의 목소리가 보여(너목보)’ 제작진에게 연락이 왔고, 방송 출연 이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팝페라 가수로 활동하며 뮤지컬 오디션에 도전했다.

‘엘리자벳’ 앙상블을 제외하고는 다른 기회가 생기지 않았지만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참가한 ‘오페라의 유령’ 오디션에서 인생이 달라졌다. 송은혜는 “크리스틴이 처음 데뷔하는 순간이 너무 저와 닮아 있어서 꼭 이 기회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오페라의 유령 모든 오디션에 매일 같은 옷을 입고 같은 화장을 하고 갔는데 심사위원들이 이 모습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디션에 합격했다고 끝난 건 아니다. 큰 배역이다 보니 해석도 어렵기 때문이다. 송은혜의 크리스틴은 또 다른 크리스틴인 배우 손지수와 색깔이 다르다. 손지수는 다소 풋풋한, 사랑에 빠진 크리스틴을 연기하지만 송은혜는 자기 자신의 미래를 키워 나가는 진취적인 크리스틴을 연기한다. 이런 해석 역시 배우 자신과 닮아 있다. 송은혜는 “크리스틴은 극 후반부로 갈수록 성장한다”며 “순수한 모습, 매혹적인 연기를 모두 보여주는 게 쉽지 않았지만 장기 공연인 만큼 연기를 하면서 크리스틴과 함께 스스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3월 부산 드림 씨어터에서 개막했다. 조승우 등 베테랑 배우들도 평소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3개월 여간 매일 공연하는 게 쉽지 않다. 이를 버텨낸 비결은 오로지 연습 뿐. 송은혜는 분장실에서 대기 시간 내내 노래 연습을 해 유령 역할을 맡은 남자 주연 배우들이 ‘노래 좀 그만 부르라’고 핀잔을 줬을 정도로 팀에서 연습 벌레로 알려져 있다.

미래도 기대된다. 송은혜는 장차 ‘김소현’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본인처럼 성악과를 나와 ‘크리스틴'으로 유명해진 김소현을 롤모델로 삼는 건 아무래도 당연해 보인다. 그는 “공연이 끝나면 조금 쉬고 싶지만 이후에는 지킬앤하이드, 위키드 등 좀 더 다채로운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지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