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급증했던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부채가 올 들어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내 항공사들의 상반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의 상반기 마일리지부채(이연수익)는 2조 46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부채가 감소한 것은 2010년대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마일리지부채는 재무제표상으로 부채로 취급된다. 소비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일종의 빚으로 평가돼서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소비하지 않으면 회사 부채 비율이 늘어나 회사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을 늘어나는 악순환이 일어났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발생하면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부채는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 2019년 2조 1951억 원이었던 부채가 2020년 2조 4164억 원으로 10% 넘게 늘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불어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2조 5000억 원을 넘어섰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일단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를 늦췄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마일리지부채는 94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올랐다. 다만 2020년과 2021년 각각 20%, 10%씩 오르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둔화된 모습이다. 특히 기업결합을 추진 중인 양사의 총 마일리지부채는 3조 4043억 원으로 합병 추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마일리지 부채가 이처럼 줄어들기 시작한 배경에는 다양한 마일리지 활용 마케팅이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권 운임 일부를 마일리지로 결제하는 제도를 최근 시작했다. 마일리지 사용 한도를 운임의 최대 20%에서 30%로 늘렸다. 6월부터는 기내면세품도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게 개선했다. 또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매할 때 할인받을 수 있는 노선을 확대하고 상설화 해 마일리지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상반기 동남아시아와 일본, 시드니 등에서 마일리지 환급 프로모션을 통해 마일리지 좌석을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고객이 더 편리하게 마일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고 보너스 좌석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며 “마일리지 소진의 일상화라는 가치 아래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를 위해 산업 간 경계를 넘어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