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버지 사랑해요" 3명 살리고 떠난 父에…전하지 못한 고백

50대 이관춘씨, 강릉아산병원서 뇌사장기기증

기증자 이관춘 씨의 생전 모습.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기증자 이관춘 씨의 생전 모습.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무뚝뚝한 아들이라 한 번도 아버지한테 사랑한다고 말 한번 못 한 것이 죄송해요. ”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사상태가 된 뒤 3명을 살리고 떠난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고백이 공개되며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2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달 1일 이관춘(56)씨가 강릉아산병원에서 폐장과 양쪽 신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이 씨는 2개월 전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즉각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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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에 따르면 이 씨는 평소 장기기증 관련 뉴스를 보고 '나중에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당연히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생전 이 같은 고백을 기억한 가족들은 '그의 기증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장기기증에 관심을 갖고 기증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기증에 동의했다고 한다.

강원도 강릉시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이 씨는 조용하고 착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자상한 사람이었다. 정이 많고 성실해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앞장서서 도왔다.

이 씨의 아내 신양숙 씨는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느라 정작 본인은 하고 싶은 것 하나 못한 것 같아 미안해요. 하늘나라에서는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지내세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 씨의 아들 이희준 씨는 "다음 생에는 애정 표현도 많이 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하고 싶어요.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을 통해 다른 생명을 살린 기증자와 유가족의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기증자의 뜻대로 기증 활성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새 생명의 희망을 널리 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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