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72억원 규모의 금 투자 사기를 친 사건이 알려져 의원직을 사퇴했던 박모 충남 부여군 의원이 22일 오후 7시 30분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부여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24분쯤 박 의원 가족의 ‘박 의원 집의 문을 열어 달라’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했다. 박 의원이 전날부터 연락이 안 돼 집 내부 확인 요청과 함께 실종신고를 한 것이다. 가족은 경찰의 도움을 통해 집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서 박 의원은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있었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이 없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군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앞서 그는 지난 18일 “책임을 통감한다”며 의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의정활동 수행이 어렵고 또한 군의원직 유지도 부적절하기에 의원직에서 물러난다”며 “당황이 되고 경황이 없어 사죄의 말씀이 늦었으며 피해자 분들께 거듭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부여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던 박 의원 아내 이모씨는 지역사회 지인 등에게 “금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나눠주겠다”고 한 뒤 총 72억원이 넘는 돈을 떼먹고 잠적했다. 지난 14일 이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이 사건이 알려졌다. 이후 박 의원은 아내의 사기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