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상징은 단순한 인테리어 속 넓은 터치스크린 화면입니다. 테슬라는 중앙에 자리잡은 15인치 터치스크린을 ‘미니멀리즘 인테리어의 미학’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화면이 기능적으로는 테슬라 소프트웨어 기술력의 집약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가성비 전기차’에도 에너지 소비 확인 등 다양한 IT 기능 그대로
올해 7월 국내 출시되며 ‘가성비 전기차’로 관심을 모은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도 처음 시승하자마자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답게 넓은 실내공간 가운데에 위치한 터치스크린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일반적인 자동차에 있는 계기판이나 수많은 버튼이 테슬라에는 없고 대부분 기능은 터치스크린에서 누르거나 음성인식을 거쳐야 활성화됩니다.스마트폰 얼리어답터처럼 차량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사용하려면 터치스크린을 자주 접촉해야 하는 것이죠. 반대로 다양한 차량 애플리케이션을 쓰기 번거로운 운전자라면 테슬라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모델Y RWD를 직접 타면서 자주 살펴본 소프트웨어 기능은 ‘에너지’입니다. 터치스크린에서 에너지 탭을 누르면 쉽게 주행 중 배터리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가 권장하는 에너지 소비량과 대비해 얼마나 더 많이 쓰거나 절약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요. 무더운 여름철인 만큼 에어컨으로 소비되는 전기가 상당했습니다. 화면에선 7.7km 주행하는 동안 에어컨을 세게 켠 탓에 2.6km 주행하는 만큼의 전기가 초과 사용됐다고 안내했습니다.
1번 충전으로 서울~양양 ‘글쎄’…도심주행 적합
모델Y RWD는 다양한 IT 기능을 활성화하더라도 주행거리가 다소 짧은 탓에 고속도로보다는 시내 주행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동안 업계에선 중국산 모델Y RWD가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성능이 뒤처질 것이라고 지적해왔죠. 실제로 이 모델은 스탠다드 레인지에 후륜구동 싱글모터를 조합한 차량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50km에 그치는데요. 서울과 양양 간 왕복거리인 360km보다 짧아 한번 충전으로는 장거리 주행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인 만큼 겨울철에 주행거리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주행거리를 제외한 성능은 준수한 편입니다. 우선 복합전비가 5.1km/kWh입니다.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각각 5.3km/kWh, 4.8km/kWh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브랜드가 선보인 경쟁 차종의 복합전비가 4km대 후반임을 고려하면 에너지 효율이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죠.
후륜구동 전기차 모델 중 출력도 우수하다는 분석입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6.9초, 최고 속도는 시속 217km에 달합니다. 주행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이 기본으로 탑재돼 안정감 있는 주행 경험을 제공하죠. 시트 구성은 5인승으로 최대 2158ℓ의 넉넉한 적재 공간을 갖췄습니다.
테슬라發 가성비 경쟁 본격화
종합적으로 볼 때 모델Y RWD는 차에 내장된 다양한 IT 기능에 매력을 느끼며 가성비 있는 전기차를 노렸던 차주를 대상으로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5699만 원부터 시작하며 보조금 지원과 할인 혜택까지 적용 받으면 4000만 원 후반대의 가격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산 모델Y는 테슬라코리아가 이전까지 판매했던 미국산 모델Y보다 2000만원 이상 저렴한 수준입니다. 다만 아직 모델Y RWD에 대한 환경부의 국고 보조금 산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테슬라를 필두로 올 하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선 가성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KG모빌리티(003620)는 9월 출시 예정인 ‘토레스 EVX’를 4850만~5200만 원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모델Y처럼 중형급 전기 SUV인 토레스 EVX의 주행거리는 자체 측정 기준 420km로 모델Y RWD보다 깁니다. 기아도 다음달 경형 전기차 레이 EV의 신형 모델을 선보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