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7월 대중(對中) 누적 수출이 25% 넘게 줄어든 가운데 하반기에도 이같은 부진이 지속될 경우 경제 성장률을 1.2%포인트 낮추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 경제 최대 불안 요인인 만큼 충격을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2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중 수출 감소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해 1~7월 대중 수출감소율 25.9% 수준이 하반기까지 지속된다면 다른 요인들의 변화가 없을 경우 올해 경제 성장률이 1.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올해 대중 수출 감소에 따른 실질 국내총생산(GDP) 감소 규모를 24조 3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실질 GDP 1968조 8000억 원의 1.2% 비중이다. 올해 소비, 투자, 중국 이외 수출 등 다른 부문이 지난해 정도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대중 수출 감소로만 올해 성장률이 1.2%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올해 1~7월 총수출 규모는 3574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4107억 5000만 달러)보다 532억 7000만 달러 줄었는데 여기에 대중 수출 감소 기여분은 46%다. 올해 1~7월 대중 수출 증가율이 25.9% 줄어든 것은 한국이 중국과 본격적으로 교역을 시작한 2000년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한국과 중국 경제는 높은 교역 연관성으로 경기 동조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시장이 여전히 우리 최대 수출시장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중국 상황 급변은 한국 경제에 가장 핵심적인 리스크라고 본 것이다.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산 수입 비중은 2023년 1~7월 6.2%로 지난해 연간 7.4%보다 하락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중국의 수입대상국 중 2위였으나 올해는 5위로 추락했다. 대만(1위)은 물론이고 미국(2위), 호주(3위), 일본(4위)에도 밀린 상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대중 수출 침체 장기화 가능성에 대응해 대체 시장을 찾고 대응 여력이 취약한 수출 중견·중소기업 경영 안정화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신기술·신산업 위주의 산업구조 재편과 중국 소비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