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디벨로퍼들이 스튜디오 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다. K드라마·K팝 등 국내 제작 콘텐츠의 인기로 스튜디오 임대 공급이 임차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임대료가 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확대에 따른 K콘텐츠의 급부상과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에 따라 수도권에서 대형 스튜디오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017년 500만 달러에서 2021년 1250만 달러로 4년 사이 2배 이상 성장했다. 이에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을 향한 글로벌 OTT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 증가에 따라 수도권 지자체도 스튜디오 인프라를 조성하고 나섰다. 인천시는 서구에 청라 영상문화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경기 부천시도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부천 영상문화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사업 주체는 GS건설컨소시엄이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에 참여하자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차세대 사업 아이템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스튜디오 시장은 현재 공급 부족 상태다. 스튜디오 개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튜디오의 연간 수요량은 현재 1만 5000㎡(약 500평) 이상 규모 기준으로 200동이 넘는데 현재 공급 수준은 이에 60% 수준에 그친다”며 “수도권의 대형 스튜디오는 OTT 업체, 방송사가 통임대하고 2025년까지 예약 마감된 곳도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1만5000㎡ 규모이고 중상 등급 정도인 스튜디오 임대료는 2년 전보다 12%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만㎡가 넘는 대형 규모 스튜디오의 임대료는 23% 가량 상승했다.
이는 고액의 제작비가 투자되는 만큼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약 없이 찍을 수 있는 대형 스튜디오가 필요한데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52시간로 인해 이동시간의 중요도가 높아진 것도 수도권 스튜디오 개발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고금리는 여전히 개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개발 사업의 기대 수익률은 10% 이상인데 스튜디오는 규모별로 임대료 편차가 크다. 수익률이 한자릿 수에 머무는 곳들도 많다.
서광덕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전무는 “최근 개발 수요가 커진 데이터 센터와 스튜디오는 아직은 틈새 부동산 상품 정도"라며 “스튜디오를 이용하는 콘텐츠 제작사 가운데 영세한 곳들이 상당수여서 개발 시 대기업 계열의 제작사들과 협업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