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먹방 유튜버 A 씨가 8개월 동안 활동하지 못한 이유를 ‘전정신경염’이라는 다소 생소한 진단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씨는 영상을 통해 “올해 1월 갑자기 어려움증을 느껴 병원을 찾은 결과 전정신경염 진단이 나와 치료를 받았고, 99% 완치된 상태”라고 밝혔다.
전정신경염은 바이러스 감염 등 원인에 의해 전전신경에 염증이 발생해 심한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느끼고 균형잡기가 힘들어지는 질환이다. 갑자기 주변이 계속 빙빙 돌거나 물체가 흔들리는 듯한 심한 어지러움이 발생한다. 이런 어지러움은 수 시간에서 수일 정도 지속된다. 심한 어지러움으로 제대로 걷기 힘들어지고 메스꺼움과 구토, 오한 등 가벼운 감기 증상을 동반한다. 이는 마치 놀이동산에 있는 회전의자를 며칠간 계속 타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이 때문에 며칠 동안 누워 지내야 할 수도 있지만, 짧게는 며칠이 지나면 호전될 수도 있고 길게는 수 주에서 수개월간 어지럼이 지속되기도 한다.
전정신경염을 진단할 때는 심한 어지러움이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어지러움의 원인은 뇌졸중이나 뇌출혈 같은 뇌혈관 질환일 수도 있고, 메니에르병이나 만성 중이염과 같은 다른 이비인후과 질환일 수도 있다. 심한 어지러움이 수분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원인을 찾아야 한다.
발병 초기에는 눈의 움직임이 진단에 많이 이용된다. 말더듬, 안면 마비, 하지 마비 등과 같은 다른 신경 증상이 없는 전형적인 전정신경염은 자세한 진찰만으로도 뇌혈관 질환과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하게 감별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아 뇌 MRI를 촬영하기도 하며, 회복기에도 어지러움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평형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발병 초기 며칠 간의 급성기와 이후 서서히 호전되는 회복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급성기에는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가 심하므로 이러한 증상을 억제할 수 있는 진정제 등의 약물을 적극적으로 투여한다. 급성기가 지나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면, 가급적 진정제를 사용하지 않고 걷기와 요가 등 가벼운 신체 활동을 권유한다.
그리고 전정재활운동은 적응훈련과 대치훈련으로 구분된다. 적응훈련은 볼펜 등 물체를 눈높이에 맞추고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바라보는 동작과 물체는 상하좌우로 움직이면서 시선은 반대 방향으로 바라보는 동작이 있다. 대치훈련은 눈을 뜨고 감은 상태에서 고개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천천히 걷는 동작을 말한다. 단 이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시설물이 가까운 곳에서 해야 안전하다.
심현준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증상이 나아지면서 신체활동을 빨리 시작하게 되면 몸의 평형 기능의 적응과 회복을 촉진하고 어지러움을 극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필요 이상으로 오래 진정제를 투여하면 어지러움이 더 오래 이어질 수도 있고 회복기는 환자의 나이와 상태에 따라 최대 수주가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이상 어지러움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꾸준한 전정 재활 치료가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