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이 실제 사람들에게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리 협정에서 명시한 2030년이 7년밖에 남지 않았다.”
마지드 알 수와이디(사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사무총장 겸 특별대표는 30일 오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취재진과 만나 “COP28이 이전 COP와는 다르게 현실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지드 사무총장은 28일부터 9월1일까지 열리는 ‘2023 유엔기후변화협약 적응주간’의 셋째날 기조연설에 나서기 직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지드 사무총장은 “이번 COP28이 주요한 이유는 전 지구적 이행 점검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203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는 데 있어 우리가 어느 정도 왔는지 현황을 점검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는 11월 30일부터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COP28에서는 각국이 파리 협정 이후 처음으로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GST)’을 공식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이행점검은 각 나라가 과학적 조언에 따라 파리 협약의 목표인 ‘203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필요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이행해왔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게 목적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더 줄여야 한다. 1.5℃는 기후위기 대응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상승 폭이다.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대안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빠르게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빈곤국과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는 “기후 재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 협정에서는 각 국가들이 연간 개도국에 1000억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로 이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마지드 사무총장은 “캐나다와 독일에게 실제로 1000억 달러의 재원을 집행할 수 있는 방법을 보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귀띔했다.
마지드 사무총장은 이번 협상이 탁상공론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 결과를 일반 시민들, 남녀노소를 불문한 토착민들이 현실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개발 목표, 1.5℃ 달성 목표, 넷제로 등을 함께 실용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드 사무총장은 “올 여름에도 봤다시피 기후변화의 폐해와 영향을 많이 체감하고 있다. 폭염, 산불, 플로리다의 허리케인과 태풍이 증가하는 상황들을 볼 수 있다”며 “여기서 1.5℃가 더 증가하면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 크게 우려된다는 차원에서 COP28에서 행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마지드 사무총장은 ‘자격 논란’에 휩싸인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COP28 의장에 대해 “화석 연료 기업을 이끌어온 만큼 에너지 부문에 있어 많은 경륜과 지식을 겸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 자베르 의장은 UAE 국영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의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에서 환경단체로부터 ‘그린 워싱’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마지드 사무총장은 “알 자베르 의장이 기후변화 특별대사를 두 번이나 맡았고 COP도 14번이나 이끌었다”면서 “화석연료기업인 ADNOC의 CEO가 됐을 때도 탈탄소화라는 분명한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