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인공지능(AI) 인재 영입과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에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 온 오픈AI가 본격적으로 수익화에 속도를 내는 나서는 모양새다. 당초 킬러콘텐츠 부족 등 이유로 투자금 회수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올해부터 연 매출 1조 원 수준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AI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기업 대상 챗GPT 서비스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선보이며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보폭을 확장하고 있다. 그간 기업 대상 제품들을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스‘애저(Azure)’를 통해 사용할 수 있었는데 오픈AI도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회사는 엔터프라이즈 제품이 보안과 속도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쓰는 프롬프트에 담긴 회사 기밀을 클라우드에 보관하지 않으며 기업 데이터를 모델 개선 등에 활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챗GPT를 쓰고 싶지만 보안 문제 때문에 꺼려했던 기업들의 마음을 안심시켜 수요를 잡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속도도 기존 버전 대비 2배 가량 빠르다고 설명했다.
오픈AI의 매출원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된다. 월 20달러의 구독료를 내는 개인 이용자로부터 오는 수익이 하나, 나머지 하나는 기업간거래(B2B)에서 발생하는 매출이다. 챗GPT 출시 초기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유료 개인 구독자 수가 빠르게 늘었다. 2달 만에 1억명 사용자를 유치하는 등 개별 서비스 기준 가장 빨리 1억 명 가입자를 달성했지만, 다른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하향안정화하며 구독 증가 둔화가 예견된다. 반면 기업들의 생성형 AI 모델 도입은 여전히 극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아직 자사 서비스와 생성형 AI 모델간 사업 시너지에 관해 탐구하고 막 모델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다. 가입할 만한 사람들이 가입을 끝낸 개인 사용자 대비 기업 시장 잠재력을 크게 보는 이유다.
오픈AI가 최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챗GPT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소개하며 실제 사용 사례를 강조하는 데 힘을 주는 것도 눈에 띈다. 회사는 최근 연이어 챗GPT를 콘텐츠 발행과 검토에 활용하는 방식을 제안하거나 아이들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이를 보조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연이어 홍보했다. 그간 블로그는 주로 자사 일반인공지능(AGI)에 대한 철학, AI 윤리 등을 알리는 데 활용돼 온 것과 대비된다.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최대로 이끌어내 줄 킬러 콘텐츠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기술에 쏟아진 관심에 비해 실생활 적용 방안에 대한 발굴이 부족하다는 평가과 함께 오픈AI가 의미 있는 실적을 보여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 회사가 당장 지금부터 연매출 1조 원 이상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향후 1년간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오픈AI가 주주들에 예상 매출로 공유했던 예상치 2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러한 예상치는 오픈AI가 유료 챗GPT를 내놓기 전 매출의 약 35배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28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고 우수 인재 영입과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거액을 투자하며 5억 40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