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고객사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1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직원들이 적발된 KB국민은행에 대해 내부통제를 강화하라는 경영유의사항을 통보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국민은행에 내부통제 강화 관련 경영유의사항 1건, 내부정보 관리체계 개선사항 1건을 조치했다. 앞서 금감원은 국민은행 증권대행부서 소속 직원들이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61개 상장사 무상증자 업무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취득해 본인과 가족 명의로 주식을 매수한 사실을 적발했다. 금감원은 이를 증권선물위원장 신속처리안건으로 검찰에 통보했다. 금융당국이 잠정 집계한 이들의 총매매 이득은 127억 원 수준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대행부서 직원은 금융투자상품 매매 시 '본인 명의로 매매', '1개 금융투자회사·1개 계좌로 거래' 등 제한을 받고 있다. 해당 부서 직원이 계좌를 개설할 경우 준법감시인에게 즉시 신고하고 매매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이러한 금융투자상품 매매 관련 지침을 임직원이 자체적으로 확인해 신고하도록 했다. 금감원측은 "자발적인 신고의 경우 임직원이 직무 관련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행위를 적발· 방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투자상품 매매내역을 보고하는 주기를 단축하고, 금융투자상품 매매내역과 담당업무를 비교해 적정성을 검토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고객사와 상담 등 명의개서(명의변동)대행업무를 수행하면서 미공개정보를 최소한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업무절차를 개선하라고 조치했다. 금감원은 고객사와의 유선상담 내용 녹취·점검, 담당자 이력 관리, 증권대행부서 내 정보교류 차단 장치 마련 등 내부정보 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