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대출 탕감액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코로나 때 미뤄 놓은 일부 부채의 만기가 이달부터 돌아오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새출발기금’ 신청 기한을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채무 조정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최장 3년 목표로 출범했으며 우선 올해 10월까지 1년간 신청을 받을 계획이었다.
정책 지원 폭도 더 넓어진다. 현재 정책 지원 대상은 코로나 시기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 부실 혹은 부실 우려 차주다. 금융위는 이를 영세 사업자 중 부실 혹은 부실 우려 차주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영세업자 범위는 ‘연 매출 8000만 원 이하’로 설정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정책 지원 대상의 모수(연 매출 8000만 원 이하 영세업자)는 기존 220만 명에서 155만 명 더 늘어날 것으로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이 중 부실 혹은 부실 우려 차주로 실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5만 명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금액 기준으로 7조 50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부가 더 안게 된다.
당국이 기준을 바꾸려는 이유는 코로나19 시기 동원한 금융 지원 조치가 단계적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소상공인 등을 돕기 위해 채무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를 한시 도입했는데 이달 만료될 예정이다. 그간 미뤄온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더 늘 수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