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 음대 교수가 대학원생 제자의 숙소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이화송 판사는 4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호텔 객실에 침입한 점, 두 사람의 관계와 성별·나이·방문 시간 등을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는 상당한 충격을 받고 조교를 그만뒀고 현재까지 처벌을 바라고 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A씨는 2018∼2019년 10여 차례에 걸쳐 피해 학생에게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하고, 2019년 7월 유럽 학회 출장 중 늦은 시간 피해 학생에게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다 학생이 묵고 있는 숙소 방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간 혐의다. 검찰은 성추행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하고,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해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재판부는 “불기소된 나머지 혐의가 주거침입 혐의와 직접 관련 있다 볼 수 없고 피해자가 허위로 고소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며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진 않으나 새벽에 피고인이 갑자기 찾아와 두려움을 느끼고 경황이 없는 상태여서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도 배척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호텔을 찾아가려다 길을 잃어 피해자의 객실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자 피해자가 문을 활짝 열어줬다고 주장하지만 새벽에 남성인 피고인이 방문을 두드렸을 때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