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우울증 시달리는 교사들…6명 중 1명 "극단 선택 생각한적 있다"

전교조·녹색병원, 교사 3505명 정신건강 조사

교사 24.9% '경도 우울', 38.3% '심한 우울'

서울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일을 기리는 '공교육 멈춤(정상화)의 날'인 4일 서이초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서울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일을 기리는 '공교육 멈춤(정상화)의 날'인 4일 서이초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교사 6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녹색병원은 지난달 16∼23일 전국 유·초·중·고 교사 3505명(여성 2911명·남성 587명)을 대상으로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를 실행한 결과 교사의 16%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4.5%가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 일반 인구의 자살 생각(3∼7%)과 자살 계획(0.5∼2%)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비율과 실제 계획까지 세운 비율을 연차별로 살펴보면 5∼15년(20.3%·6.7%)이 가장 높았고, 5년 미만(18.8%·4.4%), 15∼25년(14.8%·3.4%)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보면 유치원 교사(22.6%·7.8%)가 가장 높았고 특수교사(15.8%·4.7%), 초등교사(15.4%·3.9%), 중등교사(14.9%·3.9%) 순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을 겪는 비율도 높았다. 조사 결과 교사 24.9%는 경도 우울 증상을, 38.3%는 심한 우울 증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교사의 우울 증상 유병률은 일반인보다 4배가량 높은 수치다. 녹색병원에 따르면 동일한 조사 도구로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심한 우울 증상 유병률이 8∼1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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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우울 증상을 보이는 비율은 여성 교사(40.1%)가 남성 교사(28.9%)보다 높았다. 학교급별로는 유치원 교사의 경우 절반가량(49.7%)이 심한 우울 증상을 보였고, 초등교사(42.7%), 특수교사(39.6%), 중등교사(31.5%) 순으로 높았다.

특히 학부모 전화 상담 회수(10회 이상·심한 우울 증상 60.8%)와 방문 상담 횟수(10회 이상·50.7%), 언어와 신체 폭력 경험이 높을수록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교사도 많았다. PTSD 고위험군은 언어폭력 경험 교사 중 42.3%, 신체폭력 경험 교사 중 51.1%, 성희롱 경험 교사 중 47.5% 등으로 조사됐다. 녹색병원에 따르면 일반 인구에서 PTSD 고위험군은 1∼6% 수준이며, 경찰과 소방 공무원도 15% 수준이다.

교사 66.3%는 언어폭력을, 18.8%는 신체 위협·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의 가해자 대부분(63.1%)은 학부모였으며 그다음이 학생(54.9%)이었다. 남성 교사보다 여성 교사에서 폭력 피해가 더 많이 발생했으며 유치원 교사는 언어폭력 피해가, 특수교사는 신체 위협 및 폭력 피해, 중등 교사는 성희롱 및 성적 관심 피해가 컸다.

교사들은 학부모 상담 및 민원 업무(37.5%)가 가장 어렵다고 답했고, 그다음으로는 학생 생활지도 및 상담(28.4%), 행정업무(23.5%)를 꼽았다.

전교조는 "대한민국 교사가 이미 소진(번아웃·burnout) 상태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개인적 자질이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위협요인이 분명하며 사회·국가적 지원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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