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 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기자회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오는 14일 ECB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말을 아끼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라가르드 총재가 대외석상에서 금리 관련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유럽경제금융센터(EEFC)가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지난 12개월간 정책금리를 425bp(1bp=0.01%포인트) 인상했으며, 이는 사상 초유의 기록적인 속도”라며 “인플레이션을 중기 목표인 2%에 적시에 회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 또는 동결 여부는 언급하지 않은 채 “행동이 말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ECB는 14일 회의에서 최근의 경기둔화가 지난 1년간 지속해서 금리를 인상해온 긴축 사이클을 중단할 만큼 충분한지 평가할 예정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7월 회의에서 ECB가 금리 인상이나 동결 등 결정을 위해 경제지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주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8월 소비자물가는 전달의 5.5%에서 5.3%로 낮아졌으며, 민간부문 활동의 위축도 심화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ECB가 다음 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25% 정도로 보고 있다. 앞서 유로존의 근원물가가 둔화했다는 경제지표가 발표되기 전에는 60%에 달했었다.
라가르드 총재와 달리 나디아 칼비노 스페인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현지 '온다 세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속도가 매우 빨랐고, 이는 유럽경제의 둔화를 설명해준다"면서 "ECB가 지금 금리 인상 국면을 끝내거나 종료하면 좋은 소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앞서 ECB의 전례 없는 긴축 통화정책에 대해 이탈리아를 비롯한 일부 유로존 정부 관리들은 추가 긴축이 유로지역 성장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칼비노 부총리도 지난 6월 스페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ECB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빠르게 완화되고 있어 스페인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 없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