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만 1조 원에 달하는 ‘노량진뉴타운 대장주’ 노량진1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조합은 내년 1월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연말께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2025년에는 이주 및 철거에 돌입하겠다는 목표 하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노량진1구역 정비사업조합은 전날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15일 현장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입찰은 11월 20일이다.
노량진1구역은 2003년 뉴타운 2차 지구로 지정된 노량진뉴타운의 마지막 퍼즐이다. 총 9088가구 건립이 예정된 노량진뉴타운은 동작구 노량진·대방동 일대(73만8000㎡) 8개 구역을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이미 2구역은 이주를 마치고 철거 예정이며, 4·6구역은 동작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를 앞두고 있다. 5·7구역도 관리처분인가를 진행 중이다.
총 2992가구 규모인 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내에서도 규모가 크고 입지가 좋아 '대장주'로 꼽힌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3개 층 28개 동으로 구성되며 서울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도보 5분 거리다.
당초 조합은 지난 3월 동작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후 시공사 선정에 곧바로 착수하려 했으나 △감정가 60% 이상 이주비 지급과 추가 이주비 지급 △조합원 분담금 무이자 등 내용이 담긴 시공사 선정계획안을 두고 동작구청과 갈등을 빚으며 사업이 중단됐다. 그러다 7월 중순 경 조합이 구청의 시정 요구 사항을 모두 수용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공사비가 오르고 사업성이 줄어들면서 올해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구하기가 어려워졌지만 노량진1구역은 벌써부터 건설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다. 조합도 입찰 공고를 게시한 이후 대형 건설사들에 공문을 보내는 등 시공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기존 평(3.3㎡) 당 695만 원이던 공사비도 730만 원으로 높였다. 이에 따른 공사비 규모는 1조927억 원에 이른다.
이 구역은 당초 GS건설이 사업 초기부터 공을 들였던 곳이다. 그러나 인천 검단신도시 주차장 붕괴 사고로 GS건설의 시공권 확보에 빨간 불이 켜졌다. 부실 시공 우려는 물론 막대한 규모의 사업비 대출에 따른 재무 부담을 GS건설이 감당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입찰 여부를 재고 있는 삼성물산이 실제로 참여하면 약 12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 정비사업을 재개하는 셈이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에 관심을 갖고 보던 GS건설과 삼성물산 이외에도 참여를 희망하는 다른 대형 시공사들이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해 실제 시공사 선정은 내년 1월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년 11월께 관리처분 인가를 받고 2025년 이주 및 철거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평 당 730만 원인 공사비가 추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중구 신당동 432-1008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7층 규모의 아파트 335가구를 건립하는 신당 9구역 재개발 조합은 공사비를 평당 840만 원으로 내걸고 시공사 모집에 나섰으나 입찰 참여자가 없어 유찰됐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영등포 여의도에서도 진주아파트 등 800만 원 대 공사비를 부담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량진1구역은 세대 수가 많고 사업성이 좋아 관심을 가지는 시공사들이 많은 분위기”라면서도 “평 당 700만 원 대 초반인 공사비를 어떻게 풀어갈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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