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군 검찰의 소환조사가 1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박 전 단장은 5일 오후 8시 33분에 조사를 마치고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청사에서 나왔다. 박 전 단장의 법률대리인인 정관영 변호사는 “(군 검찰이) 채 상병 순직 이후 일련의 과정을 시간대별로 꼼꼼히 조사했다”며 “답변과 질문이 많아 조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조사에서는 ‘박 전 단장이 언론을 통해 허위 주장을 반복하며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국방부 검찰단의 주장은 조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대별로 상세히 묻고 답하는 것이 오늘이 처음이었던 만큼 사실관계 확인이 대부분이었다”며 “박 대령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진술의 신빙성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자신했다. 이어 “진실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그것으로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혹시 기소하게 된다면 법정에서까지 그 힘으로 밀어붙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령에 제기된 ‘항명’ 혐의에 대해선 “군 검찰이 장관에서 수사단장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명령이 내려간 것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그 반대로 피의자에게 명령이 내려오지 않은 것을 증명하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국방부가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재소집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애초 1차 심의위에서 ‘수사 중단’ 의견이 더 많았다는 결정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박 전 단장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스피커폰을 이용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박 전 단장의 또 다른 법률대리인인 김정민 변호사도 녹취록의 존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외압’ 내용이 담긴 녹취록의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확인해보겠다”며 “메모를 꼼꼼히 했기 때문에 ‘분 단위’ 타임라인이 있다”고 했다.
/유정균 기자 ev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