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테이저건 대신 권총을 꺼내 겨눈 경찰이 20초 만에 흉기를 든 남성을 제압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청은 5일 유튜브 채널에 지난달 27일 현장에 출동한 영상을 올렸다. 이날 오후 6시30분께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사거리에서 ‘한 남자가 흉기를 들고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한 교차로 횡단보도 앞에서 흉기를 든 채 서 있는 40대 남성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퇴근 시간대인 점을 감안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테이저건 대신 권총을 꺼내 들었다. 이어 순찰차에서 내려 A씨에게 다가가며 “칼 버려”라고 외쳤다. 경찰은 A씨를 향해 네 차례나 경고했다. 이에 A씨가 칼을 내려놓자 곧장 “엎드려”라고 명령했다.
A씨가 엎드린 모습으로 자세를 낮추자 다른 경찰관은 A씨에게 재빨리 다가가 땅에 떨어진 흉기를 발로 차 멀리 치웠다. A씨는 순식간에 여러 명의 경찰관에게 둘러싸여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112 신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A씨를 검거하는 데 들인 시간은 영상 기준 20초 정도 걸렸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술을 마시고 생활용품점에서 흉기를 구입한 뒤 포장지를 뜯고 거리를 돌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아버지에게 혼나서 아버지 앞에서 자해하기 위해 흉기를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폭력행위처벌법상 우범자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최근 흉기난동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경찰은 지난달 4일 흉기 난동 등 강력범죄 발생시 총기, 테이저건 등 정당한 경찰 물리력을 적극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내년 저위험 권총 5700여정 지급을 시작해 3년 동안 2만 9000정을 보급하면서 1인 1총기 보급을 완료할 방침이다. 현재 지구대와 파출소에 근무하는 약 5만명의 지역 경찰에게 38구경 권총 2만 2000여정이 지급돼 있다.
저위험 권총은 경찰이 사용하던 리볼버 권총보다 25% 정도 가볍고 격발 시 반동은 30% 수준이어서 휴대와 사용이 쉽다. 플라스틱 탄두를 사용하는 총기류로 38구경의 10분의 1 수준 살상 능력을 갖추고 있다. 뼈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개발돼 발사 시 허벅지 기준 최대 6㎝ 정도 박힌다. 다만 급소 등에 격발하면 생명이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
해당 권총은 저위험 탄 외에 공포탄과 9mm 권총탄(실탄)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총기 손잡이 부분에 삽입해 사격한 시간과 장소, 발사각과 수량, 탄의 종류를 자동으로 기록하는 ‘스마트 모듈’도 탑재돼 있어 총기 사용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증명해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