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방침이 처음 적용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가 6일 치러진 가운데 EBS와 입시업체들은 국어 영역에서 킬러 문항이 배제됐음에도 변별력은 확보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고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는 평이다.
EBS 현장교사단(최서희 중동고 교사·김성길 인천 영흥고 교사)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6월 모평에 비해 다소 어렵지만 작년 수능의 난이도와 유사하다”고 평했다. 올해 6월 모의평가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으로 평이했다는 평이 많았다.
변별력은 선택지의 정교함을 통해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최서희 중동고 교사는 “선택지의 정교함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며 “어려운 내용을 마구잡이로 제시하고 내용 이해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닌 수험생이 공교육 과정에서 다뤘을 법한 개념들과 EBS 핵심 개념 중 어렵지 않은 개념을 뽑아서 충분한 사례와 함께 지문에 설명했다”고 봤다. 작년 수능에서는 '클라이버의 기초대사량 연구'와 같은 낯선 개념과 함께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는 문항이 킬러 문항으로 지목된 바 있다.
EBS 현장교사단은 킬러 문항은 아니지만 변별력 있는 문항으로 △11번 △16번 △27번 △38번 △40번 등 총 5가지 문항을 꼽았다. 최 교사는 "11번 같은 경우 EBS 연계 교재에서 다룬 소재가 나왔다"며 "지문에 정오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있어 꼼꼼하게 선지를 확인했다면 풀이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길 인천 영흥고 교사 역시 "작년 킬러 문항으로 꼽힌 것은 배경지식이 있어야 접근하기 쉬웠던 문제였다"며 "이번 문제들은 지문을 충분히 숙지한다면 풀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입시업계도 비슷한 평을 내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킬러 문항은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어는 독서 8∼11번이 정보량과 추론의 난도가 높고 12∼17번 문제도 선택지가 복잡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되나 모두 EBS 지문과 연계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본 수능과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메가스터디 역시 "지나치게 전문적인 용어 사용이 없었고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려는 평가원의 노력이 여실히 보였고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문항별 균형에 신경을 썼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투스에듀는 올해 6월 모의평가, 작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지만 EBS 학습 정도에 따른 체감 난이도가 클 것으로 봤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EBS 체감 연계율 강화로 독서는 쉽게 접근이 가능했고 문학에서도 익숙한 작품이 출제돼 EBS 학습 정도에 따라 체감 난이도 격차가 클 것"이라며 "기존 출제 기조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