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에쓰오일과 GS(078930) 등 주요 정유사 주가가 소폭 상승했지만 SK이노베이션(096770)은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을 정유주보다는 배터리주로 바라보는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쓰오일은 전일 대비 0.91% 오른 주당 7만 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최대 3.38%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폭이 줄었다. GS칼텍스의 지주사인 GS도 3만 9400원으로 1.29% 상승 마감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웃돌았던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6.69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2.4% 내린 17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곧바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하락 마감했다. 최근 들어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관련 사업을 확대해나가면서 배터리주로서의 색깔이 더욱 강해진 탓에 국제유가 상승 효과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직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사업 부문의 비중이 크긴 하지만 시장에서는 배터리주로 인식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주 호재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에코프로(086520)(-2.6%), 에코프로비엠(247540)(-1.79%), POSCO홀딩스(005490)(-2.85%), 엘앤에프(066970)(-2.37%) 등 배터리 관련주들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해당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은 최근 기업가치 프리미엄 축소로 주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배터리 관련 사업의 더딘 수익성 개선 속도가 약점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배터리 사업 매출이 7조 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지만 적자 상태는 지속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배터리 사업의 제한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펀더멘털은 다소 약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