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전 대통령이 6일 부친에 대해 ‘친일파 아니냐’는 발언을 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이 박 장관을 부친인 고(故) 문용형 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 부친은 (일제시대)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했는데 친일파가 아니냐”고 언급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사자 명예훼손에 대한 법률에 따라 가족인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고발인이 된다.
박 장관의 해당 발언은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장관은 문 전 대통령 부친을 겨냥해 “어떤 근거로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인가”라고 언급했다. 이에 회의장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등 여야 간 격론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박 장관의 해당 발언이 악의적인 의도에 의한 것이라 주장했다. 윤 의원은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라고 반박했다. 또 “이는 문 전 대통령의 책 ‘운명’에도 상세히 나오는 만큼 박 장관이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 리 없다”며 “그 점에서 박 장관의 발언은 대단히 악의적”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언급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과 정부가 아무리 전직 대통령에 정치적 공세를 취해도 돌아가신 분에 대해 근거 없이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박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백선엽은 친일파가 아니다’라는 것에 장관직을 건 박 장관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