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SMP상한제 보상안' 간극 좁힐까

당국 '일부 보상'에 업계, 전액 요구

열병합발전소 손실 보상안 놓고

전력거래소, 내일 규칙위서 논의

전문가들 "시장 원칙과 무관한데

열병합 이유로 손실 강요는 차별"


고효율 열병합발전의 전력도매가격(SMP)상한제 보상안에 대한 전력 당국의 결정을 앞둔 가운데 당국이 여전히 “시장 원칙상 전액 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MP상한제가 한국전력의 적자를 줄이기 위한 인위적 시장 개입 정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 원칙을 근거로 ‘전액 보상 불가’를 내세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발전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8일 규칙개정위원회에서 대륜발전이 제시한 ‘긴급정산상한가격 도입에 따른 실비 보전 규정 명확화 규칙 개정안’을 논의한다. SMP상한제로 발생한 고효율 열병합발전기의 손실을 최대한 보전하도록 전력시장운영규칙을 개정할지가 논의의 골자다. SMP상한제는 한전이 발전사들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가격에 상한선을 둔 제도다. 지난해 12월~올해 2월과 4월 등 4개월간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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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합발전은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발전이다. 이 중 SMP를 훨씬 밑도는 원가에 전기를 생산해오던 고효율 열병합발전기에 대해 다른 중앙급전발전기(전력거래소의 운영 지시에 따라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처럼 변동비를 전부 보전해달라는 게 대륜발전 등 집단에너지 업계의 주장이다. 이들 고효율 열병합발전기는 기존에는 원가보다 높은 값에 수익(SMP)을 낼 수 있었지만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원가를 밑도는 값(SMP 상한가)에 전기를 공급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력 당국은 시장 원리대로 변동비를 일부만 보상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열병합발전은 난방 수요가 발생하면 전력거래소의 중앙 급전 지시와 상관없이 열을 생산하는 열제약운전을 한다. 전력 시장에서는 중앙 급전을 중심으로 한전이 발전사에 비용을 정산한다. 따라서 열제약운전을 하는 열병합발전에는 다른 중앙급전발전기와 같은 논리로 변동비를 전액 보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발전 업계는 물론이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사안은 시장 원칙과 무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MP상한제가 한전의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제도였기 때문이다. 이에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말 SMP상한제 시행에 앞서 “발전 사업자들이 손실을 입지 않도록 고시나 전력시장운영규칙 등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규제개혁위의 권고는 재산권 침해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일반 발전기와 똑같이 수도권에 기저 전력을 공급하는데도 열병합이라는 이유로 손실을 강요하는 것은 차별 대우이며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열병합의 ‘열’과 ‘전기’를 따로 구분하는 게 맞는지도 또 다른 논쟁 거리다. 열병합발전은 전기를 생산하면서 발생한 증기를 열 생산에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발전을 돌리기 때문이다. 열발전이 전기발전의 ‘부산물’이라는 뜻이다. 한 발전 업계 관계자는 “규제개혁위는 SMP상한제 시행 1개월간의 전력 시장 정산금 영향을 분석한 뒤 열 공급 발전기의 연료비 보상을 검토하기로 했었다”며 “이후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시장 논리를 거론하며 고효율 열병합발전을 차별 대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세종=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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