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찍어내기 감찰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감찰 카드를 꺼냈다. 검찰이 수사·감찰로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겨냥한 가짜뉴스·표적감찰 의혹을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6일 김씨 주거지와 화천대유 사무실 등 3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는 김씨와 인터뷰한 뒤 돈을 받은 혐의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압수수색한지 닷새 만이다.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김씨가 2021년 9월 15일 허위 내용이 담긴 인터뷰가 나가게 하기 위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던 신씨와 공모했는지 여부다. 인터뷰에는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주임검사이던 윤석열 중수2과장이 대출브로커 조우형의 수사를 덮어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는 허위 사실을 담은 인터뷰를 내보내고, 이 대가로 신씨에게 1억6500만원을 준 혐의를 받는다. 신씨는 이 돈이 본인의 책값 명목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대검 중수부에 출석해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는 조씨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해당 인터뷰가 대선 국면에서 대장동 의혹의 책임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 돌리려는 ‘가짜뉴스’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신씨와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아울러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과 관련한 감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관실(이환기 차장검사)는 이성윤(61)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박은정(51)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현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에게 해당 사건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서면 질의서를 최근 발송했다. 검찰은 통상 범죄 혐의를 받는 검사에 대한 감찰이 재판에 넘겨진 뒤에 이뤄지기는 하지만, 현재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 점 등을 고려해 기소 전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두 사람의 징계시효(3년)가 내달 만료된다는 점도 검찰이 기소 전 감찰에 착수,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관련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우영) 부장검사는 올 2월 이 전 지검장과 박 전 담당관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건 일부를 공수처로 이첩했다.
두 사람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0년 10월 ‘채널A 사건’과 관련, 한동훈 당시 검사장(현 법무부 장관)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법무부·대검찰청 자료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무단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 시기,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을 감찰 중이었다. 박 전 담당관은 부하 검사가 ‘윤 총장에게 죄를 묻기 어렵다’는 취지로 작성한 초안 보고서를 수정·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반면 이 전 지검장은 이날 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윤석열식 공정과 정의는 사회 통념상 공정·정의와 전혀 다르다”며 “법치를 언급할 주제가 안 된다면, 최소한 염치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조다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몰염치를 넘어 구역질이 나지만 저는 사회 통념상 공정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당당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담당관도 자신의 SNS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말씀을 빌리자면 ‘빛나는 태양, 구국의 지도자’를 몰라본 제 잘못이 크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