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게이트키퍼(대형 플랫폼 사업자)’로 지정된 플랫폼에 족쇄를 거는 디지털시장법(DMA) 규제 대상이 발표되면서 빅테크가 사업 모델을 전면 수정해야 할 기로에 섰다.
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가 알파벳(구글 모회사), 애플,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 등 6개 기업의 22개 서비스를 게이트키퍼로 선정했다. 이들은 내년 3월부터 자사 서비스에 우위나 혜택을 제공해서는 안 되고 이용자들이 경쟁사 서비스를 선택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서비스 간 이용자 데이터를 결합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될 뿐 아니라 데이터 브로커 등 제3자로부터 이용자 데이터 수집도 막힌다. 이를 위반할 경우 글로벌 매출의 10%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게 된다.
매출에 직결되는 광고 분야에서는 3대 업체인 구글, 메타, 아마존이 모두 포함돼 이용자 정보를 추적해 타깃 광고를 하는 것이 사실상 금지됐다. 운영체제 분야 역시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 MS 윈도가 모두 선정됐고 가장 많은 서비스가 지정된 소셜미디어에는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링크드인이 이름을 올렸다. 메시징 서비스에서는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가 포함됐다. 중개업으로는 구글 지도, 구글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 구글 쇼핑을 비롯해 아마존 마켓플레이스, 애플의 앱스토어, 메타 마켓플레이스가 포함됐다. 영상과 검색 엔진에는 구글 유튜브와 검색이 각각 포함됐다. 삼성의 경우 게이트키퍼 명단에서 제외돼 쾌재를 부르게 됐다.
메타의 경우 거의 모든 서비스가 게이트키퍼로 선정되면서 사업 모델을 통째로 바꿔야 할 상황에 처했다. 아이메시지가 제외되면서 선방한 애플의 경우 그간 상대적으로 폐쇄적이었던 앱스토어와 iOS 생태계를 경쟁사 스마트폰에도 개방해야 한다. 이날 애플은 “DMA가 이용자들에게 가하는 사생활 침해와 데이터 보안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 같은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할지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강력히 반발한 곳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로, 법적 조치도 예고 했다. 바이트댄스 측은 “EU의 결정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법적 조치도 감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MS는 검색엔진 빙과 브라우저 엣지가 이번 결정에서 제외되고 세부 심사 단계로 넘어가면서 “(이들 서비스는) 시장의 도전자로서 EU의 조사를 환영한다”고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