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면접에 갔던 10대 여성이 성폭행당한 뒤 극단 선택을 한 가운데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성병을 옮아 괴로워했다는 유족의 증언이 나와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유족은 지난 6일 “(피해자 A씨가) 가해자들한테 그 일을 당하고 난 뒤 몸에 이상을 느껴서 자기 이상 징후를 인터넷에 쳐봤다”며 “그랬더니 일종의 성병 종류 같다고 했다. 자기 기억을 떠올려 보니까 그때 세 사람 중 한 명이 헤르페스 2형 특징을 갖고 있었다”고 JTBC ‘사건반장’과 인터뷰에서 전했다.
유족은 “입가에 수포가 있고 주변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 전염이 잘 된다고 (인터넷에) 나와 있으니까 (A씨가) 가족들하고 있으면서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라며 “가족들한테는 말도 못 하고 그러다가 산부인과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 나온 날 바로 와서 극단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서 확인해 보니까 구속된 피의자가 헤르페스 2형 성병 감염자가 맞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는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학원도 다니지 않으면서 전교 회장도 하고 전교 1등도 하던 성실한 아이였다”며 “건축사가 되는 걸 꿈꿨고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결심했던 건데 집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집안 형편에 조금이라도 돈을 보태고자 구인·구직 사이트에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던 것뿐”이라고 떠올렸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30대 남성 B씨를 구속했다.
당초 피의자 B씨는 범행 이후 경찰이 오자마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바로 구속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속하려면 범죄 사실이 소명돼야 하는데, 그 당시 소명될 수 없어서 구속하지 못하고 경찰이 보강 수사했다”며 “이후 통신 기록, 지인 증언 등을 통해서 B씨가 성매매를 알선하고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을 입증해서 결국 구속됐다”고 말했다.
앞서 재수생이었던 A씨(19)는 지난 4월쯤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렸다.
이후 이력서를 본 B씨는 자신을 스터디 카페 관계자라고 속여 A씨에게 접근했고 두 사람은 부산진구의 모 스터디 카페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B씨는 면접 자리에서 “더 쉽고 더 좋은 일이 있다”며 키스방 아르바이트를 권유했다. 그는 B씨를 옆 건물의 키스방으로 데려갔다. 그 안에 있던 남성 두 명이 문을 바로 잠가버리자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것"이라며 A씨를 성폭행했다.
A씨는 정신적 충격에 피해를 당한 지 한 달도 안 돼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