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기 침체 속 물가 불안…정부·여야 구조 개혁에 힘 모을 때다


경기 침체 장기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 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 경기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경기 반등에 힘을 실었던 것과 달리 다소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KDI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함께 국제 유가 상승을 경기 불안 요소로 꼽았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더딜 수 있다”면서 “중국 경기 침체가 내년 한국 경제에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가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4% 뛴 데 이어 농산물 가격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과(홍로) 10㎏ 도매 가격은 8만 5660원으로 1년 전보다 60.9% 급등했고 배(원황·15㎏)는 같은 기간 26.9% 올랐다. 물가 상승이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1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6일 90.60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국내 물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 속에 물가마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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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한 종합적인 비상 경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데도 여야 정치권은 경제 활성화와 민생 회복을 내팽개치고 무한 정쟁에 파묻혀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IMF도 한국 정부에 대해 중기 성장을 활성화하고 인구 고령화로 인한 도전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 늦기 전에 노동·연금·교육 등의 구조 개혁을 서두르고 규제 사슬 혁파에 힘을 모아야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연금제도 개혁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추석 성수품 수급 안정 등 실효성 있는 물가 대책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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