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를 2025년에서 1년 유예해 2026년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한다. 대기업들도 부담이 큰 데다 글로벌 ESG 정책을 이끄는 미국의 최종안이 일러야 4분기에나 나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8일 금융 당국과 회계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ESG 금융 추진단’ 3차 회의를 개최한다. 추진단 관계자는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 시기를 1년 유예하는 안건을 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SG 금융 추진단은 민관 합동 회의체로 ESG 금융정책을 총괄 논의하는 기구다. 앞서 금융위는 7월 중순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를 예정대로 2025년에 시행하는 방안을 협의하려 3차 회의를 열려다 재계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고 ESG 공시 기준도 불명확하다”며 부담감을 강조해 회의를 연기했다. 7월 21일로 예정됐던 ESG 공시 제도 로드맵 공개 일정도 취소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과 유관 기관이 동의 가능한 수준의 구체적인 ESG 공시 기준을 논의 중이나 최종 내용과 발표 시기가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글로벌 정합성 차원에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