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리츠들의 주가가 지속 하락하고 시가배당률은 큰 폭으로 상승하자 기관투자가들이 주요 리츠들을 장내에서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올 들어 이달 초까지 국내 주요 리츠 종목들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리츠 주가가 최근 역사적 저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많아지면서 지난달부터 장중 매수를 급격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지스운용은 ESR켄달스퀘어리츠 지분율을 올 초 6.83%에서 이날 8.11%까지 확대한 것을 비롯해 △NH올원리츠(9.16%→14.31%) △신한서부티엔디리츠(404990)(5%→11.27%) △코람코에너지리츠(5.01%→6.39%) 등도 지분율을 대폭 늘렸다.
이지스운용은 최근까지 상장 리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집하는 펀드)의 규모를 계속 키워왔다. '이지스리츠포트폴리오일반사모펀드'를 비롯해 '이지스K리츠올인원사모펀드', '이지스K리츠일반사모펀드' 등 다수 펀드에 연기금·공제회들이 자금을 태우며 리츠 펀드의 전체 규모는 약 3700억 원까지 커진 상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한화리츠(451800)의 보유지분을 지난 4월 15.87%에서 이날까지 16.93%로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운용은 특히 리츠 ETF를 통해 시중 자금을 대거 빨아들이면서 상장 리츠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의 간판 리츠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상장지수펀드)'는 지난 7일 기준 순자산이 3174억 원까지 확대됐다.
대형 운용사들이 시중 자금을 끌어모아 리츠 투자를 늘리는 건 올 들어 리츠의 시가배당률이 계속 상승한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리츠 주가가 크게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최근 6개월간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주가 하락 폭은 약 26%을 기록중이며 KB스타리츠(432320)(-24%)·미래에셋글로벌리츠(-20%)·신한서부티엔디리츠(-20%) 등 전체 23개 리츠 중 16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국내 23개 전체 상장 리츠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9.07%까지 높아졌다. 시가총액 1위인 SK리츠(395400)가 5.83%로 상대적으로 저조한데 제이알글로벌리츠(348950)(9.52%)·KB스타리츠(9.64%) 등 대형사 중에서도 시가배당률이 10%에 육박하는 종목이 출현했다. 중소형 리츠 중 케이탑리츠(145270)(10.88%)가 시가배당률 10%를 넘겼으며 디앤디플랫폼리츠(377190)(9.87%)·미래에셋글로벌리츠(9.66%)·신한서부티엔디리츠(9.51%)·NH올원리츠(9.26%) 등도 시가배당률이 높게 형성됐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리츠들의 시가배당률이 상장 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향후 주가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어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리츠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작용하자 기관들이 펀드를 활용해 집중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