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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전원 솔로 출격 완료…7인 7색 솔로 나노 분석[허지영의 케잇슈]



요즘 가요계에는 무슨 일이 있을까? 허지영 기자의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방탄소년단 / 사진=빅히트뮤직방탄소년단 / 사진=빅히트뮤직




세계적인 그룹으로 도약한 방탄소년단이 솔로 앨범으로 제2막을 맞았다. 지난해 7월 제이홉을 시작으로 진, RM, 슈가, 지민, 정국이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지난 8일 뷔가 솔로 앨범 ‘레이오버(Layover)’를 선보이며 멤버 7인 모두가 솔로 앨범을 선보였다. 그룹 활동에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했던 멤버 7인 각자의 매력과 각자의 세계를 흠뻑 느낄 수 있는 7개의 솔로 앨범을 나노 분석해봤다.

◇어거스트 D가 누구? 이름부터 ‘완전히 다르게’ =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솔로 앨범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건 10년간 방탄소년단으로 활동하며 겪은 내면의 성장과, 그 시간을 통해 찾은 자신만의 개성이다. 그 중에서도 RM과 슈가, 제이홉의 앨범에선 실험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지난해 7월 제이홉이 방탄소년단 멤버 중 처음으로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를 공개했고, 지난해 12월 RM이 ‘인디고(Indigo)’, 지난 4월 슈가가 ‘디-데이(D-DAY)’를 발매했다.

이들 각자의 취향이나 추구하는 바는 다르겠지만 제이홉과 RM, 슈가의 솔로 활동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정규 앨범 전 믹스테이프(Mixtape)를 발매했다는 점이다. 믹스테이프는 통상 아티스트가 수익 창출 목적 없이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노래나 앨범을 뜻한다. 수익이 목적이 아니니 당연히 실험적인 요소와 개성이 묻어난다. RM은 지난 2015년, 슈가는 2016년, 제이홉은 2018년에 각각 믹스테이프를 발매했다. 이들의 솔로 앨범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정체성을 꾹꾹 눌러 담은 집합체다.

슈가 믹스테이프 'D-2' 커버 이미지 / 사진=빅히트 뮤직슈가 믹스테이프 'D-2' 커버 이미지 / 사진=빅히트 뮤직


물론 각자가 솔로 앨범을 통해 보여준 실험의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제이홉은 팀 내 긍정적인 에너지, ‘흥’을 맡고 있다.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에서는 희망과 긍정 뒤에 숨겨진 여린 내면까지 확인할 수 있다. 솔로 앨범에서는 제이홉이 가진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면면도 반영됐다. 그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KAWS와 협업해 ‘잭 인 더 박스’의 앨범 커버를 완성했다. 음악의 시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제이홉의 음악관이 반영된 결과다.

방탄소년단 제이홉 솔로 앨범 'Jack in the Box'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 뮤직방탄소년단 제이홉 솔로 앨범 'Jack in the Box'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 뮤직


슈가는 유일하게 방탄소년단의 예명과 믹스테이프·솔로 활동의 예명을 다르게 쓴다. 방탄소년단에서도 음악적으로 가장 개성이 돋보이는 멤버로 꼽힌다. 어거스트 디(Agust D)라는 예명을 쓰는 그의 믹스테이프는 아이돌이라면 금기시되는 비속어와, 절규를 하는 듯한 폭발적인 에너지가 특징이다. 2020년 발표한 ‘D-2’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솔로 앨범 ‘디-데이’도 마찬가지다. 뾰족뾰족 모난 가사 속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어우러져 방탄소년단의 노래와는 다른 울림을 준다.

방탄소년단 슈가 솔로 앨범 'D-DAY'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 뮤직방탄소년단 슈가 솔로 앨범 'D-DAY'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 뮤직


RM은 어렸을 때부터 시인을 꿈꿨다. 철학부터 시집까지 수집하는 언어도 다양하다. 미술에도 관심이 많아, 팬들 사이에서는 그가 다녀간 국내 전시회 및 갤러리를 탐방한다는 뜻의 ‘RM 투어’가 유행할 정도다. 솔로 앨범 ‘인디고’는 이러한 RM의 감수성을 응축한 앨범이다. 일례로 인트로 곡 ‘윤(Yun) (with Erykah Badu)’은 故 윤형근 화백의 성 씨를 따온 제목이다. 방탄소년단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트랙이다.

방탄소년단 RM 솔로 앨범 'Indigo' 앨범 커버 / 사진=빅히트 뮤직방탄소년단 RM 솔로 앨범 'Indigo' 앨범 커버 / 사진=빅히트 뮤직


◇콘셉트 포토만 108장, 팬들이 원하는 것 다 했다 = 앞선 세 사람이 음악적 정체성을 성실히 전개한 멤버라면, 진·지민·뷔·정국은 방탄소년단에서 쌓은 내공을 솔로 앨범에 효과적으로 녹인 경우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팬클럽 아미(ARMY)에 대한 사랑도 담겼다.

방탄소년단 지민 첫 솔로 앨범 'FACE'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 뮤직방탄소년단 지민 첫 솔로 앨범 'FACE'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 뮤직



지민은 지난 3월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를 발매했다. 방탄소년단에서도 개성으로 인정받던 미성과 중성적인 매력이 돋보인다. 지민은 특히 그룹과 팬을 사랑하기로 유명하다. 솔로 앨범에서도 그 사랑이 듬뿍 묻어난다. 앨범에는 히든 트랙 리스트 ‘편지’라는 곡이 수록됐는데, 방탄소년단으로 불렀던 노래 제목을 활용해 아미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진도 첫 솔로 곡을 아미에게 바쳤다. 지난해 11월 발매된 ‘디 애스트로넛(The Astronaut)’의 주제는 ‘아미를 향한 애정’이다. 특히 진은 이 앨범을 발매하고 곧바로 입대해 뭉클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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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진 솔로 앨범 'The Astronaut'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 뮤직방탄소년단 진 솔로 앨범 'The Astronaut'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 뮤직


정국과 뷔는 팀 내 비주얼을 맡은 멤버들답게 패션 화보를 방불케 하는 사진을 쏟아내 팬들을 즐겁게 했다. 지난 7월 발매된 정국의 솔로 앨범 ‘세븐(SEVEN)’ 콘셉트 포토·쇼트 필름에서는 세련되고 시크한 정국의 비주얼을 확인할 수 있다. 정국은 솔로 앨범을 위해 20시간 공복, 4시간 식사 루틴을 하기도. 방탄소년단의 ‘황금 막내’로서 자기관리가 돋보이는 앨범이다.

방탄소년단 정국 첫 솔로 싱글 'Seven'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뮤직방탄소년단 정국 첫 솔로 싱글 'Seven'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뮤직


뷔는 8일 발매된 솔로 앨범 ‘레이오버(Layover)’에서 콘셉트 포토만 108장을 공개했다. 다양한 콘셉트와 구도로 팬들의 니즈를 완벽히 충족시켰다는 평이다. 아울러 그는 걸그룹 뉴진스를 프로듀싱한 연예기획사 어도어 대표 프로듀서 민희진과 손을 잡고 앨범을 발매했다. 이 역시 방탄소년단에서는 보기 어려운 조합으로 음악 팬들의 기대가 높다. 뷔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움’에 초점을 맞추고, 발성 하나 하나를 처음부터 다시 연습할 만큼 심혈을 기울여 앨범을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방탄소년단 뷔 솔로 앨범 '레이오버'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 뮤직방탄소년단 뷔 솔로 앨범 '레이오버' 콘셉트 포토 / 사진=빅히트 뮤직


◇멤버 전원 솔로곡으로 빌보드 핫 100 = 단체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은 솔로 아티스트로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멤버 전원이 솔로곡으로 미국 빌모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 이름을 올렸으며,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방탄소년단 정국 솔로곡 '세븐' 빌보드 '핫 100' 이미지(2023년 7월 29일 기준) 사진=빅히트 뮤직방탄소년단 정국 솔로곡 '세븐' 빌보드 '핫 100' 이미지(2023년 7월 29일 기준) 사진=빅히트 뮤직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은 멤버는 정국이다. 싱글 곡 ‘세븐’은 발매된 직후 미국 빌보드 메인 송 차트인 ‘핫 100’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썼다.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는 3위에 올랐다. 한국 솔로 가수로서는 최고 데뷔 순위다. 6일 기준으로 ‘글로벌 200’에서는 7주 연속 1위를 지켜 해당 차트 기준 올해 최장 기록을 세웠다.

앨범 판매량은 지민의 앨범 ‘페이스’가 돋보인다. ‘페이스’는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의 음반 판매량) 145만 장을 넘기며 밀리언셀러 음반이 됐다. 미국에서도 많이 팔린 앨범으로 이름을 올렸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데이터 조사 업체 루미네이트(Luminate)의 상반기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내 단일 앨범 판매량 기준으로 슈가의 ‘디-데이’가 5위, 지민의 ‘페이스’가 7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 지민 첫 솔로 앨범 ‘FACE’ 콘셉트 포토 / 사진 = 빅히트뮤직방탄소년단 지민 첫 솔로 앨범 ‘FACE’ 콘셉트 포토 / 사진 = 빅히트뮤직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슈가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해금’은 지난 6월 미국 매체 LA타임스가 선정한 ‘2023년 상반기 베스트 송 40’에 올랐다. 미국의 음악 잡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2023 상반기 베스트 앨범’과 ‘베스트 송’에는 지민의 솔로 앨범 ‘페이스’와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가 언급됐다. 빌보드 역시 ‘스태프가 선정한 2023 상반기 베스트 송 50곡’으로 '라이크 크레이지'를 언급했다.

뒷심도 만만치 않다. 제이홉의 앨범 ‘잭 인 더 박스’는 발매 1년 1개월 만인 지난 8월경 ‘빌보드 200’ 6위로 역주행했다. K-팝 솔로 아티스트가 1년 만에 상위 10위권 이내에 재진입한 건 제이홉이 처음이다. 지난달 23일 기준 지민의 곡 ‘라이크 크레이지’는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에 9위로 재진입했다. ‘글로벌(미국 제외)’에서는 31위, ‘글로벌 200’에서는 53위로 역주행하며 21주 연속 차트인했다. 슈가의 ‘디-데이’는 ‘톱 커런트 앨범’에서 43위, ‘톱 앨범 세일즈’에서 67위로 17주 차트인했다.

방탄소년단 'LOVE YOURSELF 轉 'TEAR'' 이미지 / 사진=빅히트뮤직방탄소년단 'LOVE YOURSELF 轉 'TEAR'' 이미지 / 사진=빅히트뮤직


한편 현재 방탄소년단은 공백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진의 입대를 시작으로 제이홉이 지난 4월 입대했다. RM과 슈가는 1993년생으로 올해 입대를 예정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단체 활동은 한동안 보기 어렵겠지만, 이들은 앞으로도 활발히 개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제 막 앨범 활동에 접어든 뷔는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을 시작으로 유튜브 채널 ‘딩고 스토리’, SBS ‘런닝맨’ 등 다양한 국내 방송 활동으로 팬을 찾을 예정이다.

허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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