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의 절반은 야간 간호료 수가의 70% 이상을 야근 간호사 직접 인건비로 사용해야 하는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들 병원에 대해 가할 이렇다 할 제재 수단이 없어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3분기 야간간호료를 1회 이상 지급받은 요양기관 952곳을 대상으로 간호인력 야간근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11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간호사 근무 환경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야간근무 운영 방향을 제시한 '야간간호료 및 야간근무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음 실시된 것이다.
야간간호료 수가는 업무 부담이 큰 야간간호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기 위해 건보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하는 것으로, 지난해 3분기 모니터링 대상 952곳에 지급된 야간간호료 총액은 305억9400만원이었다. 기관당 평균 3200만원이다.
가이드라인은 야간간호료 수가의 70% 이상을 야간근무 간호사에 대한 추가 수당 지급이나 추가인력 채용 등 직접 인건비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모니터링 결과 이 기준을 준수한 기관은 49.1%인 467곳에 그쳤다.
952곳 중 68(7.1%)곳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226곳(23.7%)은 야간간호료를 직접 인건비로 지급하지 않았으며, 191곳(20.1%)은 지급했지만 70% 미만으로 지급한 경우였다.
일부라도 직접 인건비로 지급한 기관 658곳 중 간호사에서 특별수당 형태로 지급한 곳은 495곳, 간호사를 추가로 채용한 곳은 82곳, 수당 지급과 추가 채용을 모두 한 곳은 81곳이었다.
'야간근무 8시간 준수'(5점 만점에 4.4점), '월 야간근무 14일 이내'(3.9점), '야간근무 후 휴식'(4.2점), '연속 3일 이하 야간근무'(4.7점), '연 1회 특수건강검진'(4.8점) 등 나머지 가이드라인은 대체로 준수되고 있었다고 건보공단은 평가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야간간호료를 간호사 처우개선에 제대로 쓰지 않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기관에 대한 제재 방안이 없고, 추가 인력 채용은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 체감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간호사의 처우 개선 체감도를 높일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