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이미지 훼손 논란에 휩싸인 영화 ‘치악산’의 개봉을 막아달라는 지역자치단체 등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는 12일 원주시와 대한불교조계종 구룡사 등이 영화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영화 상영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명백한 허구의 내용을 담은 이 영화의 배경에 치악산이 등장한다는 사정만으로 치악산의 명성이 훼손된다거나 시청자가 치악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된다고 예측할 수 없다”며 “원주시나 시민의 인격권이나 재산권에 중대하고 현저한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원주시 측은 “원주 시민이 긍지를 느끼는 산에서 허위 사실로 노이즈 마케팅을 할 경우 시민의 인격권과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제작사 측은 “현대사회에서는 문화적 인식이 발달해서 특정 지명을 사용한 영화와 그 지역에 관한 부정적 이미지 형성은 별개”라고 반박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영화는 13일 개봉될 예정이다. ‘치악산’은 1980년 강원도 원주시 치악산에서 토막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허구의 괴담을 토대로 한 공포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