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세 몰린 북·러 ‘도발 카르텔’…핵 대응 역량 제고 서둘러야


수세에 몰린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를 위한 정상회담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4년여 만에 정상회담을 갖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전용 열차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건너뛰고 북쪽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인근에 있는 전투기 생산 공장도 둘러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김 위원장이 군부 인원들을 다수 대동해 북러 간 무기 거래, 기술 이전과 관련된 협상이 진행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수행단에는 군 서열 1·2위뿐 아니라 위성·잠수함·포탄 담당 핵심 인사들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북한의 재래식무기·탄약과 러시아의 첨단 무기 기술, 에너지, 식량을 주고받는 거래가 임박한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왕따’를 당한 두 정권이 ‘악마의 거래’로 ‘도발 카르텔’을 형성하려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유엔에서 북한과의 공조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무모함을 드러냈다. 북러의 밀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해놓고도 노골적으로 이를 어기는 꼴이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연대해 단호하게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외교부 대변인은 “어떤 유엔 회원국도 불법 무기 거래를 포함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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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찰위성, 핵잠수함 등을 고도화하거나 개발할 경우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날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활동 징후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에 대비해 핵 대응 능력 제고를 서둘러야 한다. 미국의 핵우산 가동을 구체화하고 3축 체계 고도화, 핵추진잠수함 확보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핵 비확산의 틀 안에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우리의 핵잠재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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