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외국인보호소에서 생활하는 보호외국이들의 인터넷 사용·음식물 반입·실외운동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인권 침해라는 판단을 내놨다.
인권위는 피진정 외국인보호소장에게 인터넷 사용시간, 음식물 반입, 운동시간 등에 대해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제한 사항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피진정 외국인보호소(보호소)에서 생활하는 21명의 보호외국인은 인권위에 해당 기관이 인터넷 사용 시간을 규정된 시간보다 적게 제공하고 외부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며 실외활동 시간을 하루 20분 미만으로 제한한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해당 보호소의 인터넷 사용 시간은 1일 1회 30분으로 규정돼있지만 실제로는 주 1회 15~20분 가량만 사용을 허용했다.
또 보호소의 음식이 부실해 외부음식을 받고자 했으나 지난 2022년 9월19일부터 택배를 통한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실외 활동 시간을 하루 20분 이내로 제한했다.
하지만 보호소는 제기된 문제가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보호소는 “인터넷 사용 시간은 일반(폐쇄형) 보호동의 경우 규정상 주 1회 20분 사용이 가능하나, 인터넷 사용 신청자가 많을 경우에는 코로나 19 발생 우려로 사용 시간을 탄력적으로 축소 운영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음식물 반입 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외부 음식물 반입 시 담배, 라이터 등의 위해물품 반입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고 식중독 발생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외부음식물 반입을 금지했다”고 답했다.
다만 실외 운동의 경우 “일반 보호동에 수용된 진정인들에게는 1일 30분을 제공하고 있으나, 향후 보호인력 증원 및 시설 확충 등이 이뤄지면 준개방형 및 개방형 보호동과 같이 일과시간 중 제한 없이 자유로운 운동을 보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외국인보호제도의 본래 취지 달성과 ‘유엔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에 명시된 외부 사회 교통권 등을 충분히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인터넷 사용 기회 확대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보호외국인 안전과 질서유지 등을 위해 음식물 반입 및 소지를 일부 제한할 필요가 있더라도 현재와 같은 포괄적 제한은 개선돼야 하며 주 5회, 회당 30분 이하의 실외운동만 허용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인권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피진정 외국인보호소에 △일반형 보호동 보호외국인들도 실질적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도록 컴퓨터실 운영시간 개선 △보호소 내 음식물 반입과 소지의 포괄적 제한을 개선하기 위해 ‘외국인보호규칙 시행세칙' 제12조 개정 △보호외국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유지를 위해 매일 최소 1시간의 실외운동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