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분양권 거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연말까지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을 비롯해 7000호 이상의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리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서울에서는 총 6곳 아파트 단지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진다. 지난해 말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뒤 아직 입주하지 않은 단지들이다.
정부는 지난 4월 7일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 조치를 완화했다. 수도권 공공택지 또는 규제지역은 3년, 서울 전역이 포함된 과밀억제권역은 1년, 나머지 지역은 6개월이며 나머지 지역은 전매제한이 아예 폐지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수도권에서 전매 제한이 풀린 주택은 약 120개 단지 12만 여 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17년 6·19 대책 이후 입주시까지 금지됐던 분양권 전매 시장이 6년 만에 재개됐다.
구로구에 위치한 ‘남구로역동일센타시아’(91가구)와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140가구)는 이달 7일부터 분양권 거래가 풀렸다. 입주 예정은 2024년 4월, 2025년 7월이다.
11월에는 ‘중화동리버센SK뷰롯데캐슬’(501가구)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진다. 중랑구 중화동 331-1번지 일원에 위치한 단지로 현재 조합원 입주권이 59㎡ 기준 4억 8000만 원 안팎의 피가 붙어 9억~9억 2000만 원 선에 시장에 나와 있다. 입주예정은 2025년 11월이다.
가장 많은 물량이 풀리는 것은 12월이다. 올해 63건의 입주권이 거래되며 서울에서 가장 많이 손바뀜이 된 ‘올림픽파크포레온’(4786가구)의 분양권 거래가 15일부터 풀린다. 조합원 입주권은 지난달 전용 84㎡가 18억 9230만 원에 거래되는 등 이미 분양가 대비 5~6억 원 가량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인근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인근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매매가가 최근 20억 원 대를 회복하면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매수·매도 문의가 모두 많다"고 전했다.
16일부터는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1330가구) 분양권의 거래가 가능해진다. 장위자이 역시 지난달 84㎡ 조합원 입주권이 11억 원에 거래되는 등 1~2억 원의 피가 붙었다. 27일부터 풀리는 강동구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219가구)는 지난 7월 59㎡ 입주권이 9억 4000만 원에 팔려 분양가 대비 2억 원 가량의 웃돈이 얹혀 거래되고 있다. 조합원 매물인 입주권 시세가 상승함에 따라 분양권의 프리미엄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아지고 청약 경쟁률도 계속해서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입주권과 분양권 거래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에서는 분양권 거래 규제가 풀린 4월 7일부터 이날까지 총 338건의 거래가 완료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건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다만 실거주 의무 폐지 내용이 담긴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서 표류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현행법상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의 경우 2~5년 간의 실거주 의무가 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최대 징역 1년 혹은 10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실거주 의무 적용 단지는 총 66곳 4만 4000가구 안팎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과 장위자이레디언트 등도 포함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 수준으로 오르면서 입주권과 분양권 가격도 상승 추세"라며 "다만 실거주 의무가 연말까지 해소되지 않으면 거래 증가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