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무처 소관의 한 청년 단체가 봉사 활동 시간을 빌미로 예정에도 없던 행사에 대학생들을 강제 동원하려 했다는 논란을 사고 있다. 자칫 취업을 위한 ‘스펙’을 만들어보려는 청년 구직자들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13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사무처 소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는 16일 열리는 ‘대한민국 청년의날 축제’ 행사에 참여하는 행사 체험평가단에게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플래시몹 참여 의무 공지를 냈다. 앞서 단체는 행사 체험평가단과 플래시몹 참여단을 별도로 모집했지만 추가 공지를 통해 행사 체험평가단에게도 “플래시몹 안무 숙지 영상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갑작스러운 요청에 “기존 활동 내용과 다르다”는 일부 참여자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주최 측은 긴급 공지를 통해 “행사 체험평가단은 플래시몹에 필수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플래시몹 참여는 ‘권장 사항’으로 종결됐다”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대신 불참할 경우 체험평가단 활동 종료 시 제공하기로 한 봉사 활동 지급 시간을 기존 최대 16시간에서 10시간으로 6시간 깎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해당 공지에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기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국회의원 명의의 ‘플래시몹 활동 지급서’를 미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참가자 A 씨는 “교육을 할 때는 분명히 자율 참여로 들었는데 의무 참여로 바뀌었다가 봉사 활동 시간 삭감 공지가 나오는 등 계속해서 (주최 측의) 말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이 이번 활동에 참여한 주요 동기에는 취업을 위한 이력 만들기도 있었던 터라 ‘활동 지급서 미지급’은 사실상 활동을 강제하기 위한 압박처럼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었다고 일부 참여자들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따로 모집됐던 플래시몹 참여단의 인원 수가 미달되자 체험평가단을 임의로 동원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 차질이 빚어지자 그 부담을 체험평가단에게 지우려 했다는 것이다. 참가자 B 씨는 “나름 청년들이 모여서 만든 행사라고 하는데 시스템 없이 중구난방식으로 운영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단체 측은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져 발생한 ‘해프닝’이라는 입장이다. 청년과미래 관계자는 “부산엑스포 응원을 위해 플래시몹 참여를 독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내부 논의 과정에서 플래시몹 참여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후 체험평가단의 플래시몹 참여는 권고 사항으로 전환됐다. ‘의무 참여’ 공지가 나갔다면 조직 특성상 내부 논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해프닝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