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약데이터부 이상훈 박사 연구팀이 생물정보학적 접근법을 통해 한의학의 약물 표적 장기 예측 이론인 귀경이론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한의학에는 한약재가 인체의 어느 부위나 장기에 효과가 있는지를 정리한 이론으로 약물이 작용하는 부위를 인체의 12경맥 혹은 오장육부 등으로 표현한 한약재의 귀경(歸經)이론이라는 약물의 표적 장기에 대한 전통이론이 존재하는데, 임상현장에서는 이러한 이론에 기반해서 한약을 처방한다.
그러나 하나의 한약재에도 다양한 성분이 있고 이로 인해서 다수 장기에 작용하기 때문에 관련 연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최근 생물정보학 도구의 발달로 인체 부위 및 장기별로 어떤 약물의 성분에 더 많이 반응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연구팀은 한약재 ‘우슬’을 대상으로 다양한 생물정보학적 분석 방법을 사용해 한약의 표적 기관과 조직 위치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고전 한의학 이론에서 예측한 우슬의 표적 장기와 비교했다.
먼저 공개된 다수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해 우슬의 활성성분과 타겟 유전자들을 수집했다. 다음으로 표적 기관의 위치를 파악 하기 위해 ‘유전자 농축 기반 접근법’과 ‘유전자 발현 기반 접근법’의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우슬의 표적 장기를 분석했다.
종합적으로 우슬의 표적장기는 혈액 및 림프 기관 등과 연관돼 있었다. 연구진은 앞서 언급한 두 접근법과 분석시스템들을 활용해 혈액, 간, 신장에서 우슬의 표적들이 유의하게 집중되어 있음을 밝히고 뼈와 관절뿐 아니라 하체 부위에도 우슬이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골수, 림프 조직, 평활근에서 우슬 관련 유전자 발현 수준이 높은 것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생물정보학을 활용해 예측한 우슬의 표적 기관 위치와 전통적으로 알려진 한의학의 표적장기 이론인 귀경이론 간에 유사점을 발견했다”며 “이 연구는 향후 다소 모호하게 인식되어온 한약재의 표적 장기 이론을 객관적인 유전자 발현량으로 설명할 수 있게 하는 접근법을 제공함으로써 한의학 과학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전문학술지 ‘Frontiers in Pharmacology(프론티어스 인 파마콜로지, IF 5.6)’에 2023년 8월 10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