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 영란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시장 기대와 달리 높은 정책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 진단이 나왔다.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지면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기대보단 고금리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14일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책 결정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추가 인상에 대한 주요 고려사항으로는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 안착 불확실성’, ‘성장세 회복 지연 가능성’,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 가능성 및 금융시장 파급영향’ 등을 꼽았다.
먼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에 안정적으로 수렴할지와 그 시점에 대해서 상당 수준의 불확실성이 남았다고 평가했다. 국내 경제는 정보통신(IT) 경기 반등 등 대외여건 개선으로 수출 중심 회복세를 보이겠으나 중국의 대외 수요 약화, 주요국 통화 긴축 장기화,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했다.
특히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목표 수준을 넘는 물가 상승률과 더딘 근원물가 둔화세 등으로 긴축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연준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시장에선 내년 중반엔 인하 기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견조한 고용에 따른 양호한 경기 흐름, 연준이 물가가 목표치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없다는 점 등을 보면 한은은 미국이 높은 수준의 정책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영란은행도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 수준을 감안해 한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 이후 장기간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정책 방향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 향후 발표되는 지표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