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이 고도제한 완화 가능 여부를 놓고 갈등을 벌이던 시공사 대우건설(047040)과의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2구역 조합은 이날 오후 2시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 대우건설 선정 재신임 안건을 ‘찬성’ 의견으로 통과시켰다. 총 909명의 조합원 중 742명이 투표에 참여해 414명이 찬성 의사를 표했다. 반대와 무효는 각각 317표, 11표다. 이로써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사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한남2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272-3 일대를 재개발해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 동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단지 규모는 1537가구, 총 공사비는 7900억 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롯데건설을 제치고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고도 제한 가능 여부를 두고 조합의 불신을 받았다.
한남뉴타운은 현재 남산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90m 높이 제한을 받고 있다. 계약 당시 대우건설은 서울시를 설득해 고도 제한을 118m까지 풀어 최고 21층으로 짓는 설계 ‘118 프로젝트’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서울시가 선정한 남산 주변 높이 규제 완화 대상지에서 한남 뉴타운 재개발 구역은 제외되며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118프로젝트 실현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불신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조합은 이달 1일 대의원 회의를 열고 대우건설 재신임 안을 투표에 붙였으나 유지로 결과가 나왔고, 결국 조합장이 직권상정을 통해 총회에 안건을 올렸다.
한남2구역 조합원들이 대우건설의 손을 들어준 것은 시공사를 재선정하게 될 시 재개발 사업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시공사를 재선정할 경우 추가로 1년 6개월 상당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공사비 인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조합원은 “대형 건설사들은 한남뉴타운에서 규모가 큰 4~5구역 수주를 노리고 있어 시공사 재선정 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투표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높이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내년 8월까지 118프로젝트 가능 여부를 확정하지 못할 시 조합에 사업 지연에 따른 추가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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