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당국이 교권 침해 가능성이 높은 민원의 경우 처리 책임이 교장에게 있다는 내용을 문서화해 일선 현장에 배포하기로 했다. 교사들의 민원 업무를 줄여주기 위해 학교장 책임 하에 운영되는 대응팀이 조만간 가동될 예정이지만 교장이 민원 처리 책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1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교육부는 민원 응대 매뉴얼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교육 활동 침해 가능성이 높은 민원으로 분류된 경우 학교장이 책임지고 처리한다’는 내용을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민원 응대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인데 교장의 책임과 관련된 내용도 매뉴얼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교권 회복 및 보호 종합 방안에 담겨 있었던 학교장의 민원 처리 책임을 문서를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매뉴얼을 통해 민원 관련 교장의 책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학교장이 민원을 교사들에게 떠넘기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매뉴얼에는 민원인과 민원 담당자의 권리와 의무, 학부모 악성 민원 사례 등도 담길 예정이다.
다만 교육부는 교장 역시 민원 처리 전문가가 아닌 만큼 법적 대응이 필요한 악성 민원의 경우 교육지원청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교육장 직속의 통합 민원팀도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학교의 민원 처리 최종 책임은 교장에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시행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교장 책임을 명기한 매뉴얼까지 마련될 경우 교사들의 민원 업무가 일정 부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전체회의에서 학교 교장을 민원 관리 책임자로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포함해 교원지위법·유아교육법·교육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관련 4법은 오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장은 매뉴얼·지침·공문이 없을 경우 잘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책임만 지는 게 아니라 민원 업무를 직접 담당해야 교사들의 업무가 확 줄어들 수 있지만 법과 매뉴얼에 교장에 책임을 명기하면 교사들의 민원 업무가 어느 정도는 감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