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됐던 이란 원유 결제 대금이 최근 제3국으로 성공적으로 이전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있는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계좌에는 이란의 석유 판매 대금 약 60억 달러(약 8조원) 규모의 돈이 묶여 있었다.
19일 외교부는 “동결됐던 이란 자금이 관련국간의 긴밀한 협조 하에 최근 제3국으로 성공적으로 이전됐다"며 "당사국들뿐만 아니라 카타르·스위스 등 제3국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들 국가들의 건설적 역할에 각별한 사의를 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동결자금은 카타르로 이전된 후에도 한국에서와 유사하게 식량, 의약품 구입 등 인도적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며 “정부는 카타르에 우리의 인도적 교역 경험을 공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동결자금 이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향후 보다 발전되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국영방송을 통해 방영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됐던 이란 자산 약 60억 달러가 오늘 카타르로 송금됐다”며 “이에 따라 미국과 죄수 교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 미국과 상호 수감자 5명을 맞교환하는 협상을 타결하며 한국·이라크·유럽 등에 묶인 자금을 받는 데 합의했다.
한국에 있는 동결 자금은 이란이 갖고 있는 해외 자산 중 가장 큰 규모로 한국과 이란 관계도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 정부가 한국 정부에 동결자금에 대한 이자를 청구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란 준관영 타스님통신은 16일 “한국 내 동결자금이 송금되더라도 이란 정부는 수년간의 동결에 따른 손해를 한국 측으로부터 배상받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이란 정부는 한국이 손해배상을 하도록 법적 절차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