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EV 新공장에 39세 이하 30% 배치…현대차, 연령별 할당제 사실상 도입

2025년 완공 울산 전기차 공장

생산인력의 배치전환 기준 합의

5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에도

"현대차만큼 달라" 車 업계 비상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18일 울산공장 내 노조사무실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18일 울산공장 내 노조사무실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노조




현대자동차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근무 인력의 30%를 20~30대 젊은 직원들로 채우기로 했다. 자동차 제조 현장의 고령화를 늦추고, 젊은 생산직 직원들이 전기차(EV) 관련 신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005380) 노조의 찬반 투표로 가결된 노사 임금·단체협약 합의안에는 ‘국내 전기차 신공장 배치 전환 기준’이 포함됐다. 노사는 별도 회의록을 통해 신공장 배치 전환 시 연령대별 적정비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만 39세 이하 30% △만 40~49세 이하 40% △만 50세 이상 30% 등이다. 신공장 양산시점 기준으로 정년퇴직 잔여 기간이 2년 미만인 자는 배치 전환 선발 대상에서 제외한다.



현대차 노사는 신공장 인력 배치 문제에 대해 오랜 기간 협의를 한 끝에 연령별 할당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내연기관 공장은 인력 재배치를 할 때 먼저 입사한 직원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선입선출’ 방식이 적용돼 왔다. 이 때문에 제조 라인이 고령자 중심으로 채워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만 50세 이상 인력은 총 3만2101명으로, 전체(7만3431명)의 4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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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계자는 “미래 사업인 전기차 공장에서는 활발한 기술 전수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젊은 세대가 필요하다”며 “신공장에 대해서는 연령별 적정비율을 적용해 신기술의 연속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사가 실험적인 배치전환 기준에 합의할 수 있었던 배경엔 연령할당 적용대상이 기존 생산시설이 아닌 신공장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공장에 배치되지 못한다고 해도 기존 공장에 있돈 50세 이상 직원들은 고용 안정성이 보장된다. 나이든 조합원들이 이번 합의 과정에서 크게 반발하지 않은 이유다.

이 밖에도 노사는 신공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필요 시 모집 부문별 테스트를 실시하고 해당 업무의 적합한 인원을 선발하기로 했다. 전문기술인력의 경우에는 기존 부서의 인력 운영 상황을 감안해 동일직무 내 배치전환을 허용한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5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했지만 완성차 업계의 우려는 되레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사상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따낸 것이 여타 동종 업계의 투쟁 동력에 명분을 줄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노사는 올해 기본급을 11만 1000원 인상하고 성과금 300%+800만 원,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선정 기념 특별 격려금 250만 원, 2023년 하반기 사업 목표 달성 격려금 100% 등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의 기본급 인상 규모가 11만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노조의 눈높이가 높아져 교섭에 난항을 겪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업계 맏형인 현대차가 교섭에 합의하면 기아(000270)를 비롯한 다른 사업장의 노사는 현대차 합의안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임단협을 타결하는 관례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자동차 업계 전체가 준수한 실적을 거둔 만큼 과거와 같은 양상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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