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온으로 인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세계 올리브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올리브유 가격이 100%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현지 제조공장에서는 훔치기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중해 지역의 극도로 건조한 날씨로 인해 9월 글로벌 올리브유 가격이 t당 8900 달러(약 1200만 원)로 급등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미 8월 평균 가격이 지난해 동기 대비 130%나 올랐으며, 하락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올리브유 가격 급등은 생산량 감소 탓이다. 올리브유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스페인은 지난 수개월간 극심한 가뭄으로 타격을 받았다. 스페인 국립기상청(AEMET)에 따르면 스페인의 올여름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3도가 높아 사상 3번째로 더웠다. 원자재 정보제공업체 민텍의 조사 결과 최근 스페인의 올리브유 생산량은 61만t으로, 평소 130만∼150만t에 비해 5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9월 올리브유 가격이 사상 최고가인 ㎏당 8.45유로(약 1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오른 것이다.
민텍의 지방종자(oilseed) 및 식물성 기름 분석가인 카일 올란드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가뭄이 만연한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다른 주요 올리브유 생산국의 생산량 감소에 대한 우려”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올리브유 재고가 계속 줄어들면 새로운 수확이 시작되는 10월 이전에 재고가 바닥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스페인에 이어 올리브유 생산량 2위와 3위 국가이다.
이와 함께 주요 생산국인 튀르키예는 최근 올리브유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자 11월 1일까지 대량 수출을 중단시켰다. 이처럼 가격이 치솟자 현지에서는 올리브유 절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의 올리브유 제조공장 '마린 세라노 엘 라가르'는 지난달 30일 새벽 5만 리터의 올리브유(시가 6억 상당)를 도난당했다.
'테라베른' 공장에서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6000리터(시가 7000만원 상당) 절도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