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다올證, '슈퍼개미'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도 외려 '급락'

김기수, 주식 보유 목적 '경영 참여'로 변경

최대주주와 11%P 差…장중 6% 이상 하락

서울 여의도 다올투자증권 본사. 서울경제DB서울 여의도 다올투자증권 본사. 서울경제DB




다올투자증권(030210)이 ‘슈퍼 개미’로 불리는 2대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의 경영 참여 선언에도 오히려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통상 특정 기업에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경우 지분 매입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가는 강세를 나타내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오전 9시 45분 현재 전날보다 285원(6.47%) 떨어진 41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1일 408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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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대표는 20일 “인수 의사가 없다”던 기존 입장을 깨고 다올투자증권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그는 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바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각 호와 관련한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법령 조항은 이사와 감사의 선임·해임·직무 정지,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과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영업 양수도, 자산 처분 등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 김 대표 측의 지분율은 총 14.34%로 최대 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측(25.20%)과 10.86%포인트 차이가 난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하한가 사태 이후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장내에서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자신의 명의로 7.07%, 부인 최순자 씨 이름으로 6.4%, 사실상 가족회사인 순수에셋 앞으로 0.87%씩 주식을 나눠 매입했다. 당시 지분 매입 목적은 경영 참여가 아닌 일반 투자였다. 김 대표는 특별관계자와 지분을 10% 이하씩 나눠 보유하고 있어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는 상태다.

김 대표는 7월 그가 이 회장에게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를 극구 부인하기도 했다. 당시 김 대표 측은 서울경제 취재진에게 “추가 지분 매입 의사를 공식 제안한 적이 없다”면서도 향후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증권가에서는 김 대표가 주식 보유 목적을 확실히 바꾼 만큼 이 회장과 경영권 분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김 대표는 당분간 다올투자증권 경영 상황 개선, 주주가치 증대 등에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 대표 측과 어떠한 사전 접촉도 없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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