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030210)이 ‘슈퍼 개미’로 불리는 2대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의 경영 참여 선언에도 오히려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통상 특정 기업에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경우 지분 매입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가는 강세를 나타내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오전 9시 45분 현재 전날보다 285원(6.47%) 떨어진 41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1일 408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주가다.
앞서 김 대표는 20일 “인수 의사가 없다”던 기존 입장을 깨고 다올투자증권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그는 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바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각 호와 관련한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법령 조항은 이사와 감사의 선임·해임·직무 정지,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과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영업 양수도, 자산 처분 등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 김 대표 측의 지분율은 총 14.34%로 최대 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측(25.20%)과 10.86%포인트 차이가 난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하한가 사태 이후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장내에서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자신의 명의로 7.07%, 부인 최순자 씨 이름으로 6.4%, 사실상 가족회사인 순수에셋 앞으로 0.87%씩 주식을 나눠 매입했다. 당시 지분 매입 목적은 경영 참여가 아닌 일반 투자였다. 김 대표는 특별관계자와 지분을 10% 이하씩 나눠 보유하고 있어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는 상태다.
김 대표는 7월 그가 이 회장에게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를 극구 부인하기도 했다. 당시 김 대표 측은 서울경제 취재진에게 “추가 지분 매입 의사를 공식 제안한 적이 없다”면서도 향후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증권가에서는 김 대표가 주식 보유 목적을 확실히 바꾼 만큼 이 회장과 경영권 분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김 대표는 당분간 다올투자증권 경영 상황 개선, 주주가치 증대 등에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 대표 측과 어떠한 사전 접촉도 없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