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주요 공공기관 가운데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 비율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연속으로 의무 구매 비율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윤리경영 실천으로 한국의 위상 강화를 목표로 내세운 외교부 산하기관이 최소한의 실행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공공기관 현황과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KF의 지난해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 비율은 0.04%로 함께 집계한 주요 공공기관 101곳 중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2020년 0.06%, 2021년 0.29%, 지난해 0.04%로 3년 연속 의무 구매율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관련 구매 비율 하위 5개 기관인 한국산업은행(0.17%), 대학석탄공사(0.16%), 한국석유공사(0.12%),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0.07%)과 비교해도 가장 저조하다. 김정훈 예산분석관은 KF가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 금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KF 관계자는 “그간 중증장애인 관련 업체에 맡길 업무가 굉장히 소액이거나 미미해 한계가 있었다”며 “올해는 복사 용지, 명함 등 중증장애인 연관 계약이 늘어나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 비율이 이미 0.15%를 기록했고 연말까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1% 이상의 의무 구매 비율을 지닌다. 지난해 주요 공공기관 101곳의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 비율은 평균 1.4%이며 101곳 중 81곳이 의무 구매 비율을 달성했다.
또 다른 외교부 산하기관인 코이카(KOICA)에서는 도덕적 해이가 잇따르지만 그에 따른 조치는 미미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KOICA의 경영 실적 평가 결과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A등급이었지만 지난해에는 C등급을 기록했다. KOICA 측은 떨어진 등급에 대해서는 평가를 받는 기관이다 보니 결과에 대한 정확한 사유는 파악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KOICA는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된 여성·아동·장애인·청소년의 인권 향상과 성 평등 실현을 앞세우는 기관인데 지향점과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KOICA는 2018년부터 올 7월까지 폭언, 폭행, 직장 내 괴롭힘, 성 관련 등으로 23명이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KOICA의 전체 임직원 수는 604명이다. 김국찬 예산분석관은 “KOICA가 재산 관련 비위와 징계가 있었음에도 징계부가금 내부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않았다”며 “관련 제도 운영의 내실화를 도모하고 공공기관의 임직원에게 요구되는 윤리 의식과 사회적 책임성을 고려해 인사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