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산책’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요즘 산책로를 나가면 ‘맨발 걷기’를 하는 시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맨발 걷기’ 때문에 곤란해진 곳이 있다. 바로 조선 왕릉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왕릉에서 맨발 걷기’에 대한 찬반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있는 태조 이성계의 정비 신덕왕후의 무덤인 정릉에는 ‘맨발 보행 금지’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정릉 관리소 측에서는 “이 곳은 조선시대 유교정신을 바탕으로 한 경건한 장소여서 맨발 보행을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릉에 들어서면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들에게는 좋은 산책로이기 때문이다.
원래 정릉 앞에는 맨발 걷기를 금지하는 안내판이 없었지만 최근 설치됐다. 하지만 이 같은 관리소의 안내에 따르지 않은 시민들이 많아 관리소 측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리소는 비단 경건한 장소여서 맨발 보행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관리소 관계자는 “맨발 걷기를 한 시민들이 정릉을 나가기 전 세면대에서 씻는데 발에 묻었던 흙 등으로 세면대가 막히곤 한다”며 위생관리의 어려움도 전했다.
하지만 맨발 걷기를 하는 시민들은 다른 산책로처럼 왜 이를 금지하느냐는 반응이다. 정릉을 자주 찾는 한 시민은 “왕릉 관리소 입장에서는 경건함이 우선이겠지만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산책로다”며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대 유교정신 운운하며 산책을 하는데 있어 조건을 두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왕릉은 일반 산책로와는 의미가 다른 곳이니 관리소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라고 맨발 걷기를 반대하는가 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왕릉 이전에 시민들의 휴식공간임을 생각해야 한다. 맨발 걷기 금지는 좀 과도한 조치다”라는 등의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