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생·경제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책임 있는 집권 여당으로서의 면모를 앞세워 내부 갈등으로 혼돈에 빠진 민주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22일 대구에 이어 25일 서울 강서구 일대 상가를 방문하는 등 당분간 민생 현장 일정에 주력할 방침이다. 22일 원내대책회의장 문구를 ‘민생부터 민생까지’로 변경했고 당정 협의를 통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 가맹사업법 및 시행령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오로지 국민과 민생을 바라보며 정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글을 올려 민주당을 향해 “의석수만 믿고 툭하면 해임하고, 탄핵하고, 방탄을 해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이제는 민생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심야에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언행 자제령’을 내렸고 윤재옥 원내대표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입단속’을 주문했다. 민주당을 향한 공세가 자칫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국민의힘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다음 달 초 국회 본회의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정기국회에서 예정된 다음 본회의는 11월 9일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가 24일 끝나기 때문에 다음 달 10~27일 국정감사 전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한 달여 동안 대법원장 공백이 불가피해진다.
당초 여야 원내대표는 25일 본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민주당 원내 지도부 총사퇴로 무산됐다. 21일 본회의에 상정됐던 80여 건의 법안도 체포동의안 가결의 여파로 처리되지 못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이 쟁점 법안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본회의 강행 처리를 예고해 의사 일정의 파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신속하게 10월 초라도 본회의 일정을 잡아서 민생 법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이라며 “국회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민주당과 대화를 하고 노란봉투법, 방송 3법을 상정하지 말아달라고 국회의장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