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단독]자영업 빚에…캠코, 1.9조 추가 출자 요청

새출발기금사업에 재무구조 악화

"年 평균 4600억 정부 지원 필요"

당국 부채 탕감 대상 소상공인 확대

추가 출자요청 금액 더 늘어날수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부채를 탕감하기 위해서는 향후 4년간 2조 원에 가까운 나랏돈이 필요하다고 추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최근 중장기 재무계획을 수립하면서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총 1조 8756억 원을 추가로 출자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다. 한 해 평균 약 4600억 원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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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가 추가 출자를 요청한 것은 ‘새출발기금’ 사업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서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이후 원리금 상환이 유예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채권의 부실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된 정책금융이다. 캠코는 부실채권을 매입한 뒤 차주의 채무를 조정해주는데 채권을 살 때 금액보다 차주가 실제 상환하는 액수가 적을 경우 손실이 발생한다. 향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캠코가 책정한 수준의 출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캠코는 정부에 부족한 규모만큼 빚을 내 손실을 메워야 한다.

문제는 이 경우 캠코의 부채가 급격히 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된다는 점이다. 캠코는 이미 새출발기금을 통해 부실채권을 대거 매입한 영향으로 올해 8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출범 이래 첫 적자를 낼 것으로 자체 분석한 상태다. 적자 규모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져 2027년에는 434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캠코가 공사채를 발행해 손실을 전액 충당한다면 캠코의 부채는 올해 7조 6154억 원에서 2027년 15조 6005억 원으로 갑절 이상 뛰게 된다. 이와 맞물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68.57%에서 376.68%까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부채비율 200% 이상의 공공기관을 ‘재무 위험 기관’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는데 위험 수위를 한참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당국이 캠코가 요청한 수준보다 턱없이 모자란 출자액을 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시점에서 실제 출자액이 어떻게 책정될지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캠코는 새출발기금 사업이 당국의 정책에 따라 도입된 만큼 손실을 보전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캠코 요청대로 예산이 집행된다면 캠코가 떠안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2조 원에 가까운 부실은 나랏돈으로 메우게 된다.

캠코가 정부에 요청하는 출자액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당국이 새출발기금을 통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대출 탕감액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책 지원 대상은 코로나19 시기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 부실 혹은 부실 우려 차주다. 당국은 이를 바꿔 코로나19 피해 여부를 따지지 않고 전체 영세 사업자 중 부실 혹은 부실 우려 차주로 지원 대상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국은 영세 사업자의 범위를 ‘연 매출 8000만 원 이하’로 설정하는 안을 우선 들여다보고 있다. 이 경우 정책 지원 대상은 기존(220만 명)보다 155만 명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 캠코가 떠안아야 할 부실채권 규모도 기존(30조 원)보다 7조 5000억 원 더 늘어나게 된다. 실제 당국은 내년도 캠코 출자액으로 캠코가 요청한 4656억 원보다 3000억 원가량 더 많은 금액을 책정했는데 새출발기금 대상자 확대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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