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마약을 불법으로 구매하고 소지한 장병에 대해 사법적 처벌은커녕 징계조차 내리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육군 마약사건 처리현황’을 보면, 장교 및 준·부사관의 마약사건 처리건수는 13건으로 징계가 내려진 건은 5건에 불과했다.
징계가 이뤄지지 않은 8건 중 2건의 경우, 검사가 기소유예를 통해 피의사실을 적시했지만 징계위원회조차 개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을 통한 처벌과 징계위원회를 통한 징계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처벌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피의사실에 대한 징계가 별도로 진행돼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것이다.
징계가 이뤄지지 않은 2건의 불기소 이유서를 살펴보면, 부사관 A의 경우,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점과 평소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었던 점 등을 참작하여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또 다른 부사관 B의 경우, 범죄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가정생활을 원만하게 할 목적으로 구매했다는 점이 참작돼 기소유예처분이 이뤄졌다.
당시 사건을 맡은 군 검사들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면서도 ‘소속대 징계의뢰’를 불기소 이유서에 적시해 놓았다. 사법적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소속대의 징계위원회를 통한 징계처분을 권고한 것이다. 하지만 두 사건 모두 징계권자인 부대 지휘관은 징계위원회 개최하지 않아 행정적 처벌인 징계가이뤄지지 않았다.
마약 단순 소지 및 구매에 대한 처벌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실제 2015년 경기도 한 공무원은 원만한 가정생활을 위해 온라인에서 최음제를 구매해 벌금형과 경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일반 공무원의 경우, 마약범죄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기동민 의원은 “국방부가 TF까지 만들며 마약범죄에 대한 엄정대응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군 내 온정주의와 제 식구 감싸기가 만연해있는 상황”이라며 “군은 총기 및 화약, 기밀문서를 다루기 때문에 마약범죄는 전투력 결손과 자칫 인명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엄정한 처벌로 경각심을 고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