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피세포성장인자(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 환자에게 처방되는 최신 표적치료제의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팀은 3세대 EGFR 표적치료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복용하다 내성이 생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EGFR 유전자 변이는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높은 20~50% 비율로 나타난다. 1, 2세대 표적치료제를 쓰다 T790M이라는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흔히 오시머티닙 등 3세대 약물 사용하게 되는데 3세대 표적치료제마저 내성이 생기는 경우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심각한 부작용을 감수하고 세포독성항암제를 투여해도 객관적반응률(ORR)은 약 15%에 그쳤던 실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타그리소를 복용하다 내성이 생긴 폐암 환자 45명 중 16명이 렉라자 병용요법 투여 후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ORR은 36%로 기존 세포독성항암제보다 2배 이상 향상됐고 그 중 1명은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 반응을 보였다. 16명의 반응지속기간은 9.6개월이었으며 전체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질병이 더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생존한 기간)은 4.9개월(중앙값)로 집계됐다. 연구기간 보고된 부작용은 약물을 주입할 때 흔히 발생하는 알레르기 반응, 피부 발진 등으로 경미한 수준이었다.
렉라자는 폐암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EGFR 수용체의 신호전달을 방해해 폐암 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3세대 표적치료제다. 다국적 제약사 얀센은 2018년 11월 유한양행(000100)과 렉라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EGFR과 MET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와 다양한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조 교수는 “치료 대안이 없는 오시머티닙 내성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에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임상 연구”라며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이 효과적인 환자를 찾아낼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함께 발굴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실렸다.